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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Nov 14. 2024

가장의 무게

돈 버는 게 쉽냐!

사라져 버렸다.

수많은 파편들 붙잡고 달렸다.

달리고 나서 붙잡지 못했더니 벌써 저 멀리 도망가고 없었다.

마냥 좋았다.

자연이 나를 잡아끌었다.

호수 둘레길만 돌던 내 무의식이 찬란한 빛깔에 이끌러 걸었다. 호수 뒤 쪽에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자주 찾던 곳은 아니었다.


가지각색 예쁘게 뽐내는 단풍에 취해서 감탄사 연발하며 발길 닿는 곳에 머물고 혼자보기 아까워 사진을 눌렀다.

커피 향기도 좋지만 배가 고프고 춥다.

집에 가면 이 끄적임도 놓치고 많이 어설픈 흔적 붙잡아 놓는다.


마음이 불편했다.

이른 아침 던져진 딸아이의 카톡 내용이 달리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적당한 힘듦을 견디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아빠가 많이 힘들어 보여."


그랬다.

마음 놓고 푸념하지 못했을 것이다.


삶의 무게의 짓눌려 우리 집 두 하숙생 새벽 6시 집에서 터널 터널 각자의 일터로 향한다. 딸아이를 픽업하느라 함께 첫출발을 여는데 자신의 고민을 딸아이에게 꺼내놔다.


마음이 여린 사람이 다양한 일처리로 자유롭게 거절하지 못하고 업체의 요구를 삼키고 사느라 늘 불안의 소용돌이에 파도타기 중이다.


남편에게만큼은 이해심도 배려도 없다.


"하루 이틀 일하는 거 아니잖아.

이젠 적응될 때도 됐는데 그냥 즐기며 일해.

부정은 부정을 끓어 당겨"


그게 삶의 조언이다 치고 힘들다 하소연하는 남편의 넋두리를 묵사발시켰다.


누가 그걸 모르냐고..

세상이, 마음이 생각만큼 호락 호락하지 않았다.


잘못된 신념으로 자꾸 내 생각을 강요한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아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걸 강요하고 당연한 듯 요구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았다."


누군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애쓰자.

세상 살기 쉽지 않고 돈 벌기는 더 힘들다.

서로를 인정해 주기.

내 상황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역지사지"


그거였다.

슬그머니 먼 수화기 너머로 칭찬 무더기 꺼내주니 살며시 웃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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