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한마디가 가슴에 부딪혀 꼼짝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날이다.
무사히 강의를 마치고 강사와 함께하는 저녁 시간이 마련되었다. 난 붕~ 떠있는 심장을 부여안고 흥분을 좀 가라앉히며 자리에 앉았다. 동문들 후배님들과의 식사 자리는 한결 편안하고 자유롭다. 유난히 나이가 들어 보이는 분에게 눈이 갔다. 우리 모란답사회 때 뵙던 분이다. 친한 척 말을 건네지도 못하고 그냥 인사와 웃음으로 아는 척했다. 그러다 오늘이 그날이다 싶어 같이 사진을 찍으며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식사 중 그분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렸다.
"내가 왜? 노인대학을 가? 방송통신대학교를 가지."
밥을 먹다 귀에 들리는 음성에 잠시 멈칫한다. 와~ 맞다. 그분의 한마디에 숟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바로 저 정신이다. 난 이를 '현역정신'이라 부르겠다.
인생은 순간이다. 순간의 선택과 결정이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느 길로 가게 될지 모른다. 한마디의 말을 가슴에 담았다. 내가 84살이 되었을 때 하고 싶은 말이다. 언제나 현역이고 싶은 60세의 강력한 도전이다. 그래! 난 아직 어린 거네. 김형석 교수님도 지금 현역 아니던가! 나의 인생도 언제나 현역 인생을 추구한다. 맘이 늙으면 몸도 따라 나이 들어간다. 신체 나이는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의 나이는 내가 관리하기 나름이다. 104세의 존경하는 김 형석교수님처럼 살아야지. 아니 가까이 2달에 한 번 답사 때마다 만나는 우리 84세 후배님처럼 그렇게 살아야지. 마음을 다져본다.
84세 후배님의 '현역정신' 따끔하게 내 몸에 주사 놓았다. 혈관에 새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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