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적금(오빠 가방 사주려고 적금 들고 있어)

원하지 않는 선물을 준비중이라는데...

by 글담쌤


퇴직한 남편과 사는 세 친구의 관심은 아들의 결혼이다. 날을 잡고 진행 중인 아들과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아들들이 우리 수다에 오른다. 30년 지기인 우리는 흉허물이 없이 속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어쩌면 친구라는 이름으로 엮어진 새로운 가족이다.


"은미야" 이름은 부르고는 한 템포 호흡을 가다듬는다.

"응 뭔 일이고?" 자연스럽게 사투리가 툭 튀어나온다

"우리 현주" 다시 반박자 쉰다. 가만히 다음 말을 기다린다

"아들이 내심 걱정인지 말을 꺼내더라"

"무슨 걱정? 걔들 사귄 지 꽤 되지?

"글치 대학원 때 부터니까 몇 년 됐지"


내용인즉

얼마 전 친구 생일 때 아들 여자친구와 아들이랑 같이 가까운 아웃렛에 가서 신발을 하나 선물 받았다고 한다. 일본 여행 가서 신을 운동화를 13만원 주고 아들에게 선물 받아 지난주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때 한 달 뒤 여자친구 생일인 걸 알고 아들에게 현주도 운동화 하나 선물하지 했더니


"엄마 신발로는 어림없어요. 걔는 내 생일 때 주려고 명품 가방 적금 들고 있데요"


친구는 너희들 명품 선물하냐고 물었고 아들은 처음 사귈 때부터 가방은 선물 안 한다고 못을 박았다고 한다.

현주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명품 적금을 들고 명품 가방 2개를 장만했고, 이번에 3번째 명품 적금을 들었다고 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걸 구입하는 건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요즈음 20대 친구들이 명품 하나 두 개쯤 들고 다니는 건 유행으로 생각하나 보다 했는데, 막상 예비 며느리가 명품 적금을 들고 있다는 말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친구 아들은 명품 가방 필요 없다고 누누이 이야길 해도 "오빠도 하나쯤은 있어야지"를 외치며 생일 선물을 준비 중이라고 ... 그러면서 본인 생일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선물을 뭘 해야 할지 마음에 부담이라고...


이야길 듣는데 마음이 무거워진다.


2년 뒤쯤 결혼을 생각하고 사귀는 아들은 여자친구의 명품 적금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데이트 비용도 남자니까 오빠가 돈을 더 버니까 더 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울 아들은 둘이서 같은 돈을 통장에 모아두었다가 그 돈으로 데이트 비용을 쓴다고 들었다. 둘이 합의하에 비용을 반반 부담하는 것이다. 데이트 비용 통장이 요즈음 아이들 방법인가 보다 했다. 근데 대기업 다니는 아들이 데이트 비용도 더 많이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여자친구,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적금을 들어서 선물을 준비하는 건 부담이다. 그게 꼭 명품 가방이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선물이 선물이 아니라 본인도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면 이건 거래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친구는 내심 걱정이다. 아들에게 결혼 생각이면 데이트 비용도 좀 아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하고 내심 찝찝해한다.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 때와는 다르다. 명품 가방 하나 둘 가지는 게 유행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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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urachouette, 출처 Unsplash



기성세대인 우리 세 친구는 명품 가방에 열광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구입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 명품 가방 구매는 개인의 취향과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명품 가방은 개인의 선택이니까 가만히 지켜보자고 했다. 아들이 명품 적금에 고민이라는 게 문제다. 자기 아내가 될 친구가 명품 가방을 위해 적금을 든다는 게 영 맘에 안 드는 모양이다.


명품 적금으로 우린 이야기가 길어진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자. 투자로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자기다 번 돈으로 경제적 능력을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명품 선물이 사랑의 척도(?)일 수도 있을 테니... 별별 이야기를 나누는데 왠지 뒤끝이 쓰다.


이럴 땐 우리 세 친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세 친구는 딸이 없다 집집이 아들뿐이다. 며느리가 명품 적금을 들고 자기 가방 사는데 시어머니는 아무 말 하지 못한다. 아들이 걱정을 하니 따라 염려를 하게 된다. 결혼 전 명품 적금을 드는 예비 며느리 걱정하는 친구를 보며 내심 걱정이 된다. 내 며느리는? 하는 생각도 든다. 딸이 없는 우린 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20대 후반의 여자친구 '명품 적금'이 쏘아 올린 화두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오빠 가방 사주려고 적금 들고 있어"


원하지 않는 명품 가방을 사준다고 엄포한 여자친구... 그녀의 생일이 다가온다. 걱정하는 아들을 보는 엄마 마음도 편하지 않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저희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하고 싶지만 눈이 그쪽으로 돌아가 궁금하다. 친구의 고민이 내 고민이다.


아이들이 결혼하면 끝이겠거니 이젠 한시름 놓겠거니 한다. 울 엄마 한 말씀 "큰 아야. 너그들 혼사 끝나면 내 할 일 다 했겠거니 했다. 아이더라. 사위 걱정 며느리 걱정이 더 붙어오더라. 니도 그럴끼구먼~ "


원 플러스 원 걱정이 되는구나. 맞지 싶다.


우리 세 친구의 아들들이 결혼을 하겠지? 며느리들이 들어올 때마다 우린 걱정과 염려를 할래나? 명품 적금 드는 여자친구, 엄마들은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가만히 지켜만 보면 되나? 아들의 고민이 우리들 고민으로 연결되었다. 너무 오버하는 걱정인가? 우리끼리만 수다 한마당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연이 맺어진다는 건 그만큼의 이해와 소통이 필요한가 보다. 일단은 기다려본다. 지켜보기로 한다.


아~ 명품 가방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툭툭 사줄 수 있는 경제력이 없다. 울 아들도 나도.. 그래도 하나도 불편하거나 불행하지 않다. 아들이 명품이니까 며느리가 명품이니까.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명품이면 된 거야. 굳이... 명품 가방을 무리하게~ 쩝!


내가 부자라면 생각이 달라졌을까? 아직은 명품 가방을 아무런 생각 없이 결재할 수 없는 형편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명품적금 #선물 #글쓰는피아노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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