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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당주민 Nov 24. 2024

세렌디피티 Serendipity

흥미로운 음식과 와인 이야기 by 오스카 파리네티

우리에게 익숙한 코카콜라, 커피, 누텔라, 고르곤졸라, 샴페인 등이 위대한 발명이 아닌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했고 이 우연이 창조해낸 성공스토리를 다룬 책이 오스카 파리네티의 세렌디피티이다. 우리는 종종 성공스토리에만 매몰되어 지금 우리가 가장 사랑하고 매일 만나는 이 제품이 어떻게 창조되었고 본질은 무엇인지 간과하기 쉬운데, 이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되었다니 어떤 스토리가 숨겨져 있는지 책을 만나는 순간부터 궁금했다.


작가도 흥미롭다. 이름만 봐서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그는 2004년 고급 식료품 체인점 '이탈리(EATALY)를 창업해 현재 전 세계 37대 도시에 지점을 보유한 글로벌기업의 수장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백화점 지하에 있는 그 이탈리의 창업주다. 첫 페이지 지은이의 소개 글에서부터 저자가 아주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48가지 성공 스토리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제품이지만, 

그 제품 (음식과 와인 중심으로)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우연한 실수이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했던 개발자들의 노력과 어려웠던 시절 실수로 벌어진 결과물을 쉽게 버릴 수 없었던 환경에서 탄생했던 역사적인 의미도 찾아볼 수 있다. 



세렌디피티 (Serendipity) 단어 자체가 익숙하지는 않다.

항상 어원에 관심이 많은 터라 단어가 어디서 부터 왔는지 봐야겠다.

단어 세렌디피티는 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미술사가인 호레이스 월폴 (Horace Walpole)이 우리가 무엇인가를 찾다가 실수로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을 묘사하기 위해 이 단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단어는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세렌딥 (Serendip)에서 따온 것으로 오래된 페르시아 우화에 나오는 나라 이름이다. 이 우화에는 세렌딥을 다스리는 지아퍼와의 세 아들이 나오는데, 왕자들은 세계를 여행하다가 계속 찾지도 않았던 것을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어 월폴은 바로 여기서 영감을 얻어다고 한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제주도까지 와서 영지버섯을 발견한 것도 같은 의미인지 잠깐 고민 중)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식자재를 비롯한 음식 전문가임을 책에서 숨기지 않는다. (숨길 수도 없다)

그래서 음식이라는 분야에서 뜻밖에 발생한 이야기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장인지 부터 나도 저자의 음식을 다 먹어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간다면 책 속에 있는 식당, 음식이 탄생한 곳 그리고 어떤 음식과 먹어야 맛이 있는 와인이 있는지 메모를 하고 이탈리아 지도를 놓고 표기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일주 여행 가이드 북보다 훨씬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계획이 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말피에서 티레니아해 경관을 감사항하고 La Torre, La Torre del Saracino 식당 방문하기, 밀라노에서 안드레아 베르통의 식당 '베르톤' 가보기, 카프리섬에 관광객이 북적이는 광장의 카페는 가지 않고 돌아다니다 한적한 곳에서 카프리 케익 먹어보기 등등


밀라노 4.25 광장에 위치한 이탈리 건물 '비바' 레스토랑에서 아베 체사레와 가비 디 가비 와인 페어링 해보기, 그리고 당장 코스트코에 가서 왕들의 와인이자 와인 중인 와인 "바를로 BARLO'와인과 검은 수탉 라벨이 있는 '키안티 클라시코 Chianti Classico' 사서 마셔보기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원산지인 키안키 가이올레에 있는 '카스텔로 디 아마' 방문해 보기.


책을 읽으면서 입맛을 다시고 강한 여행의 욕구를 누르며 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3장으로 마무리했다.

(키안티 클래시코와 바를로 와인은 코스트코에서 바로 사왔다. 프랑스산 유명 스위트 와인인 '소테른'은 350ML인데 가격이 애매해 들고 오지 못했지만 다음 타켓으로 설정은 해놨으니 조만간 먹을 기회가 있겠지.



책은 음식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 세렌디피티의 소중한 의미도 기술하고 있다.

나 역시 음식 이야기에만 매몰되어 음식 이야기만 계속 하고 있지만 세렌디피티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P.30 누텔라 탄생의 이야기에서는 나폴레옹부터 시작되는데 중요한 것은 세렌디피티는 실용주의와 창의성을 깨달은 혁신적인 사업가가 이끌어낸 기회를 통해 창출되는 것이고 완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데 중용한 '발견'은 다른 무언가를 찾는 동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지성과 본능이 결함처럼 보이는 것을 기회로 바꾸고 고객이 인식하기도 전에 필요를 창출할 때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스프레드 형태의 누텔라 잼이고 탄생한지 50년이 지난도 여전히 최고의 자격과 독특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세렌디피티가 우연한 창조라고는 하지만 그 시작은 완벽을 향한 강박적인 추구함이 혁신적이고도 야심찬 비즈니스 접근방식에 영감을 불어넣은 원동력이었다는 본질을 잊어서는 않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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