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이미 그곳에 있었다
5개월간 써 온, 21편의 글을 마무리하며 이 자리에 앉았다.
1화에서 나는 의식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냈다. 무언가를 많이 알고, 엄청난 깨달음이 있어서 연재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일상의 어느 한 장면에서 시작된 “아?!” 하며 스쳐갔던 생각을 붙잡았고,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읽었던 책들을 뒤져 보고, 검색해 보고, AI에게 물어보며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의문과 답변들을 다시 보며, 생각에 잠겨 보고 또 다른 책을 읽어보다 보니 어느 순간 “아~!” 하던 순간이 눈앞에 와 있었다. 눈을 떴을 때부터 잠들 때까지의 일상을 지내면서 한편으론 그 “아하!” 의 순간을 계속 마음에 담고 지냈다.
아침에 일어나 잠이 깨며 들었던 생각을 AI에게 물어보고, 자려고 누웠다가 또다시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책 내용을 기록해 놓은 메모장을 뒤적거렸다. 의식, 영혼, 법성, 마음, 신, 우주, 현존, 그것, 존재함 등등의 언어로 표현되는 그 무언가가 컵에 가득 찬 물처럼 존재하고 있고, 나는 그곳에 풍덩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알 듯 말 듯한 느낌들이 밀려올 듯 말 듯했다.
그 순간을 놓칠까 봐 불안해진 마음이 덥석 글을 쓰게 했다. 그리고 또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 연재를 시작했다. 단 5일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막상 시작하니 막연하고 막막하기도 했다. 그저 무언가를 찾아야 할 것 같았고, 어딘가로 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남겨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여정이 시작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하”의 순간은 아주 미세하게 마음의 문이 열린 것뿐이었다. ‘의식’이라 통칭한 그것이 원래부터 온전하고 완전하게 존재했음을 기억하고, 또 잠시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적용하고, 현실에 통합해 보려 하고, 다시 기억의 순간으로 돌아오고자 했다.
연재라는 약속 덕분에,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계속 이 여정의 길을 걸었다. 때로는 길을 잃은 것 같았고, 때로는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뒤를 돌아보니, 내가 찾아 헤맸던 그곳은 처음부터 여기였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쓰는 동안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나의 얄팍한 앎이 부끄러운 순간도 많았다. 머리에서만 맴도는 앎이 답답할 때도 있었다. 알겠다가도 모르겠고, 점점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마음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 덕분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다정한 응원의 문장들이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빈 워드 파일을 채울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21편의 글을 쓰는 동안, 겨우 빛이 보일 것처럼 미세하게 열렸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더 열린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모닝 페이지를 쓰다가 '공(空)'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알 것 같았던 순간, 텅 비어 날아갈 것 같은 느낌, 산책을 하다가 '놓는다'는 것이 느껴졌던 순간, 힘들었던 시간이 온 마음으로 감사로 바뀌는 걸 경험했던 순간. 그 순간들이 조금씩 모여, 받아들이고, 내려놓고, 흘려보내고, 비우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경험하고, 물처럼 걸림 없이 흐를 수 있는 유연함을 배울 수 있었다. 머리에서만 맴돌던 앎이, 조금씩 천천히 가슴으로 내려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