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일루미나티 갤러리의 살바도르 달리 전시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작가
- 환각 상태에서 창조한 알 수 없는 이미지의 작품들
- 비평가들을 짜증 나게 만들고 사람들을 집중시켰던 기행들
- 콧수염을 비롯하여 자신을 브랜드로 만든 괴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에 관한 수식어들은 강렬한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식어들은 단지 그의 기이한 태도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창조해 낸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은 정말 독특하고, 독창적이며 그야말로 예술적이다. 그래서 달리나 달리의 작품에 관해서는 호불호를 말하기보다는 기회가 있을 때 챙겨서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홍콩 센트럴 할리우드 앤틱 거리에 위치한 일루미나티 파인 아트(Illuminati Fine Art) 갤러리에서 달리의 청동 조각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가장 유명한 회화 작품인 <기억의 지속>에 등장하는 흘러내리는 시계의 이미지를 조각으로 만나보았다.
달리는 기이한 겉모습만큼이나 독특한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잠재의식에 접근하여 꿈의 세계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진한 청록색과 황금색으로 매끈하게 녹아내리는 시계를 실제로 눈앞에 마주하니 혼란을 정돈하여 오히려 현실 세계를 믿지 못하게 한 달리의 노련한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달리는 영화제작자로서도 활동했는데 2022년 한국 DDP에서 열린 달리 전에서 보았던 영화가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무려 디즈니에서 제작한 Destino라는 단편 영화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혼란에 빠트렸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조각에서 비치었다.
그리고 다 보고 나가려는데,
갤러리 직원이 방금 도착했다고 이것 좀 보라며 내밀던 둥근 원통에 비추었던 해골 이미지가 오묘하고 괴상하지만 놀라운 달리의 예술적 능력을 전시의 마지막 이벤트로 경험하게 해 주었다.
"I don't do drugs. I am drugs."
PLACE
Illuminati Fine Art 일루미나티 파인 아트
31 - 33 Hollywood Road, Central, Hong Kong
센트럴에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타이콴을 지나 할리우드 앤틱 로드로 내려가면 상점들 사이에 위치한 자그마한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