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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곳 Feb 01. 2024

TWS, 세븐틴의 성공 공식 따라가기

사적인 아티스트 탐구 // TWS

사적인 케이팝 by 마곳


지난 1월 22일, 플레디스에서 새로운 보이그룹을 선보였다. 그룹 명인 '투어스 TWS'TWENTY FOUR SEVEN WITH US의 약자로, 24/7 매 순간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6인조 다국적 보이그룹으로, 한국인 5명과 중국인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디스에서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론칭한 보이그룹이지만, 데뷔 전부터 로고 표절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는 표절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났지만, 이름은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들의 데뷔 앨범이자, 첫 번째 미니 앨범 'Sparkling Blue(스파클링 블루)'는 청량한 콘셉트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발매 당일에는 멜론 차트 TOP100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며 현재 54위에 자리 잡고 있다.


공식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9일 차인 현재 1215만 회를 달성했으며 유튜브 뮤직비디오 인기 순위 16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봐야 하는 수치는, Mnet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들의 조회수이다. 우선 최초공개한 데뷔 무대 영상은 현재 115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퍼포먼스 영상은 7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데뷔하자마자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투어스 TWS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든다. 그건 아마 세븐틴의 초기 콘셉트와 유사한 방향성을 띠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플레디스에서 론칭한 13인조 보이그룹 세븐틴은, 데뷔 앨범부터 독보적인 '청량' 콘셉트를 보여줬다. 데뷔곡 <아낀다>부터 <만세>, <예쁘다>, <아주 nice>까지 청량 4 연타 홈런을 치면서 당시 아이돌 계 독보적인 '하이틴 청량'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틴 청량은 그냥 청량과는 다르다. 학창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가사와 무대 의상이 핵심 포인트이다. 가사에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 등을 의미하는 일상적인 단어들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며, 첫사랑에 당황하면서도 용기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무대 의상 역시 하이틴의 상징인 교복을 주로 입었다.


물론 데뷔곡으로 청량을 택하는 보이그룹은 많다. 그러나 투어스 TWS의 첫걸음이 세븐틴을 더욱 닮아있는 건, 곡 자체에서도 세븐틴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곡만 놓고 봤을 때, 세븐틴의 하이틴 청량 곡들의 특징으로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1. 한국어 가사가 대부분인 랩 파트

2. 높은 음역대 (부승관표 고음)

3. 브릿지와 코러스 사이의 포인트



1. 한국어 가사가 대부분인 랩 파트

영어로 무자비하게 때리는 랩이 아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한국어의 쉬운 랩 가사가 특징이다.


아직도 조절이 안 돼
나 갖고 놀지 좀 말래
왜 자꾸 front 하는 건데?
모르겠다,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  아낀다 / 세븐틴 -

감기에는 약 (약)
배고프면 밥
너에는 나
처럼 사전에 널 찾으면
나로 정의됐음 좋겠단 말이야 (좋겠단 말이야)
근데 오늘은 대체 어떻게 해야 돼?

- 예쁘다 / 세븐틴 -


위 가사는 세븐틴의 하이틴 청량 대표곡들 중 귀에 쏙쏙 박혔던 랩 파트들이다. 투어스 TWS 역시 이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Hey
안녕
첫 마디를 건넬 때
주변 소린 Canceled
네 말소리는 Playlist Yeh

질문은 나의 용기
알려줘 너의 "이름이 뭐야?"

-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 투어스 -


데뷔 앨범은 보이그룹의 첫인상이다. 랩 포지션의 멤버를 부각하기 위해 더 어려운 랩 가사를 택했을 수도 있겠지만 투어스는 (세븐틴이 그랬던 것처럼) 그런 부분들을 과감히 버렸다.



2. 높은 음역대 (부승관표 고음)

개인적으로 '부승관'이 세븐틴의 대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처음 듣는 곡이라도, 부승관의 목소리가 탁 튀면서 '아 세븐틴 곡이구나' 하는 인식표 역할을 한다. 부승관의 목소리는 음역대와 상관없이 정확한 발음, 좁은 통로로 나오는 소리가 정확한 피치를 찍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어떤 '압력'이 소리를 잡아주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반면 도겸은 아래로 당겨서 범위를 크게 쓰는 발성이다)


투어스 TWS에서 코러스를 맡는 영재, 신유의 목소리가 이와 비슷하다. 얇게 꾹 누르면서 고음으로 뻗어내는 창법은, 부승관을 떠올리게 한다.


부승관뿐만 아니라, 다른 세븐틴 멤버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경민의 도입부에서는 정한과 조슈아의 탁한 목소리가 들리고, 신유의 랩 파트에서는 버논의 어린 시절 목소리가 들린다.



3. 브릿지와 코러스 사이의 포인트

발랄하고 재간둥이인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 곡 안에서 포인트들을 드러낸다.

(브릿지에서 코러스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등장하는)
Wait wait!

-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 투어스


(브릿지에서 코러스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등장하는)
하 하

- 예쁘다 / 세븐틴 -


멤버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어간 포인트들에서 귀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이틴 청량으로 시작해 다양한 장르까지 섭렵한 세븐틴의 성공 공식을 따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 수도 있다. 실패 확률이 적다는 것만으로 수 십 개의 아이돌 그룹이 론칭되는 현 시장에 강한 무기일 테니 말이다. 그러나 투어스 TWS '만'의 색깔이 아닌 세븐틴의 색깔로 이해하는 대중이 늘어난다면, 이건 문제가 될 것이다. 투어스 TWS 는 세븐틴의 후배 그룹일 뿐, 세븐틴을 답습하기 위해 탄생한 그룹은 아니다. 그 좋은 영향력은 유지하되, 그 속에서 세븐틴과 구별되는 투어스 TWS 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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