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정 고운 정 많이 들었던 한 해를 보내고 낯설지만 설레는 신년을 준비하는 요즘,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들의 환호 소리가 종종 들린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한 자, 취업에 성공한 자, 투자에 성공하여 꽤 많은 수익을 본 자의 환성. 이들의 성공담을 들으며 정말 멋진 사람은 ‘운을 인정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수강 중인 부동산 강의의 강사가 자신의 투자 경험을 공유할 때 ‘운도 좋았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물론 아쉬웠던 투자도 있고 지금은 철저히 조사한 자료를 기반으로 투자하지만, 운이 좋았던 적이 많았다고 한다. 근데 어쩐지 다 본인의 실력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신뢰가 가고 본받고 싶어졌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서도 비슷한 교훈을 얻었다. 꿈꾸던 예고에 합격한 학생이 들뜬 마음으로 시험 당시 상황을 신나게 설명해 준 적이 있다. 기억나는 말은 마지막 문장 하나. “근데 운이 좋아서 자신 있는 분야가 문제로 나왔어요. 하고 싶은 말 다 썼고 그래서 합격한 것 같아요.” 예고생이 되었다는 사실에 도취될 수도 있는데,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준 운에 감사할 줄 안다니. 대견하다.
‘운’은 로또가 아니다. 쑥스러움 많은 세상이, ‘운’이라는 포장지에 담아 무심한 듯 툭 건네는 선물이다. 즉 받을 만한 자가 받는다. 그러니 ‘운을 인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게 아니라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세상에 감사하는 것. 진인사대천명과 일맥상통하려나. 매사 최선을 다하여 운을 받아도 될 만한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그 운을 인정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 되어야지.
새해 복은 당연히 많이 받으실 테니, 새해 운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