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기준
해외로 이주를 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언어겠지요?
짝꿍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뛰어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합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중국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겠지요? 아직은 대부분의 일을 아이들보다 잘한다고 할 수 있지만, 유일하게 제가 뒤처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중국어입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하오빵 중국어로 첫걸음을 뗐습니다. 평소엔 뭐든 엄마에게 묻는 녀석들이지만, 중국어에 대해서만큼은 단 한마디도 저에게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물었죠. “○○야, 왜 엄마한테는 중국어로 얘기 안 해?” 그러자 망설임 없이 "엄만 중국어 모르잖아..."라고 답했습니다. 그때 이미 아이들은 제가 중국어를 전혀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유치원을 지나 초등학생이 되고, 한 학기 동안 중국어를 접하지 않자 그동안 배운 걸 거의 다 잊어버린 녀석들... 그렇게 우리 가족은 Zero Base에서 중국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첫 중국어 과제가 도착했습니다. 바로 본문 암송이었죠.
교과서에 핑잉(병음)이 적혀 있어도 저는 읽을 수 없었고, 맞는지 틀린 지도 전혀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조금 더 기억하는 아이가 덜 기억하는 아이에게 알려주는 식으로 본문 암송을 진행했어요. 저는 그저 듣고 있었지만, 내용은 하나도 몰라 한 귀로 들어왔다가 다른 귀로 흘러나가더군요. 뭘 알아야 도와주던 지 말던 지 할 텐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만난 아빠가 아이들의 암송을 들어보더니 발음이 정말 좋다고 했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습득력은 상상을 초월하네요. 물론, 배우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속도도 비례하지만요. 그렇게 저는 순위가 5위로 굳어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죠. 생존 중국어가 시급합니다.
#1년의미라클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