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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지연 ㅣ 어썸 틴쳐 Nov 11. 2024

생일 축하해

다소 늦은 기록


전쟁 같았던 일주일이 지나고


어느덧 2024년도 두 달만 남은 11월이 시작되면서, 몸도 마음도 바빠졌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뉴미'의 고정 프로그램인 '퍼스널 브랜딩 필수 툴 3대장'이 11월 첫 주에 시작되었고, 구글 트레이너 도전의 첫 마감일도 다가왔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디지털 전환 교육원 2025년 구글 프로젝트 준비(첫 번째 구글 문서 작업)와 이틀에 걸친 중국어 첫 중간고사까지 더해져 정말 숨 가쁜 나날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바빴어요. 한국에서 미처 시작하지 못했던 태권도를 방과 후 수업으로 듣고 있는데, 마침 첫 승급 심사가 있었고, 같은 날 녀석들의 7번째 생일까지 겹쳤습니다.



오랜만에 미역국


결혼 후에도 엄마는 제 생일, 짝꿍 생일, 그리고 아이들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여주셨기에 제가 미역국을 끓일 일이 거의 없었어요. 작년에 한 번 끓였던 것 같기도 하고…


월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하교 길에 한국마트 앱에 들어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미역과 몇 가지를 결제하려는데, 앱이 새로 바뀌면서 결제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는 겁니다! 결국 시간 내 결제에 실패했고, 이 지역에 배송 오는 주 2번의 기회를 놓쳐버렸어요.


아… 미역을 어떻게 하지?

급한 마음에 30~40분 내 배송되는 '띵동 마이차이(叮咚买菜 Dīngdōng Mǎicài)'에 들어가 봤지만, 미역은 없었습니다. 타오바오엔 있었지만 배송 시간상 이미 늦어버렸죠.



미역 한 줌만 빌려주세요.


다음 날 아침 아이들 등교 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 어머님께 위챗을 보냈습니다. “미역 한 줌만 빌려주세요. ^^;;” 다행히 OK를 받아 저녁에 미역 한 줌을 빌려 올 수 있었습니다. 휴우~



생일 축하해~!


미역국은 전날 푹 끓여 놓고, 아침에 다시 데우려 했는데, 피곤해서 미역만 물에 담가놓고 잠들어버렸어요. 아침에 3대장 프로젝트를 마치고 운동 시간이었지만, 미역국부터 끓이느라 워밍업만 하고 운동은 대충 넘어갔습니다. 오늘은 아침 러닝 Pass! 대신 미역국 보글보글…


TMI, 퍼스널 브랜딩 필수 툴 3대장은 노션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5시 30분 시작, 한 시간 시차가 있는 이곳은 4시 30분에 시작이죠. 한 시간 시차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침 시간엔 큽니다. 게다가 운동프로젝트는 이곳 시간 5시 10분에 시작하니, 밖에 나가면 칠흑 같은 어둠이라 요즘은 거의 후반부에 밖으로 나가서 러닝을 합니다.



엄마, 미역국이 쪼끔 맛이 없어...


생일 전날, 친구 집에서 놀다 와서 아이들은 완전히 들떠 있었습니다. 잠들 시간이 늦어졌고, 생일날 아침엔 기대와는 달리 녀석들의 눈꺼풀이 천근만근, 좀처럼 눈이 떠지지 않았죠.


아이들은 아침을 잘 챙겨 먹습니다. 요알못 엄마 덕에 음식엔 나름 관대해져서 늘 “엄마가 해주는 밥이 최고”라고 해주는 아이들이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더군요. 밥 먹는 속도가 느려져 “왜 밥을 잘 안 먹어?”라고 물으니, 눈을 껌벅거리던 3호가 살짝 말하더군요. “엄마, 미역국이 쪼오끔 맛이 없어…”


사실 저도 셀프 평가를 하자면, 깊은 맛이 부족했어요. (원인은 아마도 고기와 끓인 시간?) 간이 싱거웠던 것도 이유였을 겁니다. 엄마의 손맛, 소고기 다시다… 생각나는 게 많았지만, 매번 응원해 주던 아이들이 솔직히 말해주니 고맙기도 했습니다.




미안해, 다음엔 더 맛있게 끓여 볼게


다음에 더 맛있게 끓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으나, 일단 빠르게 사과하고 “이제 그만 먹어도 돼”라고 했더니 진짜?라는 눈빛을 발하며 한 숟가락 더 먹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생일 아침 식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하하.


비록 미역국은 조금 부족했지만, 7번째 생일을 축하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랑해.


#1년의미라클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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