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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로 Apr 02. 2023

STEAM을 중시한다는 미국 사립학교 PreK 수업

특별할 건 없지만 한국에서 이런 영어유치원 찾기 힘들어요

아이의 유치원을 고르는 일은 집을 구하는 일보다도 더중대한 선택입니다. 놀이식 vs 학습식, 환경, 커리큘럼, 선생님, 방과 후 등등 얼마나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은지 입학 몇 달 전부터 검색하고 상담 다니고 주변엄마들의 후기를 들으며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비교적 정보가 많은 한국유치원과는 달리 미국학교들은 후기는커녕 어떤 학교가 있는지 검색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미국 산호세 지역에 프리킨더학교를 알아보고 계시는 분, 미국유치원과 한국영어유치원을 비교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이길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곳이라 학교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저희 아이는 미국에 왔을 당시 만 4세로 안타깝게 킨더에 들어가지 못했는데요... 안타까운 이유는 캘리포니아주는 공립 킨더과정부터가 무료이기 때문이죠. Daycare나 프리스쿨 혹은 종교단체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을 찾아야 하는데 미국에서도 인기 있는 기관은 자리가 없어 대기를 걸어놓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교육비도 상당히 비쌉니다. 저는 한국의 어린이집 같은 곳보다는 아이가 좀 더 배움의 기쁨을 느끼며 다니길 원했기에 실리콘벨리 지역의 한 사립학교의 프리킨더 과정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1. 학교모습은?

3세 프리스쿨부터 Elementary학생들까지 다니는 학교입니다. 시설은 깨끗했고 교구들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러닝리소스 교구들이 많더라고요. 교실마다 아이들용 작은 화장실이 있고 외부에도 따로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교실 외에는 강당과 외부놀이터 공간이 있습니다.  

미국 프리킨더 교실 모습
유치원 교구들과 바깥놀이공간


2. 커리큘럼 

하루 시간표: Opening circle / Music / Fin Arts / Smart circle / Spanish / Science / Storytime

수업시간은 9시~3시 45분이고 중간에 간식 2번, 야외놀이 2번, 점심, 낮잠시간이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2분이며 Music, Science, Spanish 선생님이 따로 계셔서 수업해 주십니다. STEAM 교육을 한다고 강조하는데 실제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많이 궁금했었어요. STEAM이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를 융합한 교육방식입니다. 거창하죠..?


수업은 한 달에 하나의 주제를 잡고 탐구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최근 4개월 동안의 주제는 아래와 같아요.

12월- 공룡시대 (공룡종류, 화석, 화산)

1월 - 초원, 사막, 북극, 바다동물들

2월 - 포유류, 파충류, 곤충

3월 - Life cycle


Life cycle로 얘기를 해보자면, 첫째 주엔 개구리의 한살이, 둘째 주엔 곤충, 셋째 주엔 꽃, 넷째 주엔 포유류의 한살이를 배웠습니다. 과학시간에는 그림이나 피규어들로 설명을 듣고 직접 애벌레와 식물을 키워보기도 했어요.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될 때까지 관찰하고 다 같이 밖에서 나비를 날려 보냈는데 학교에서 보내준 동영상을 보니 아이들이 나비가 날아갈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고 정말 즐거워하더라고요.

Science 수업

미술시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동물들 그리기와 만들기 스페인어 시간은 나비, 잠자리, 개구리 같은 동물이름을 단어로 배웠습니다. 매주 금요일 Sharing time에는 그 주의 주제에 맞는 장난감이나 책을 집에서 가져와 친구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4~5세 아이들 수준에 맞게 배우고 주제를 계속 확장해나가는구나 싶었어요.

스페인어 수업시간과 미술시간 작품들

이 외 매일 파닉스와 Math를 한장식 해서 들고 옵니다.


3. 6개월 보낸 후기

한국 5세 영어유치원을 잠시 다녔었고, 유치원 알아본다고 10개가 넘는 기관을 상담 다녔습니다. 제가 둘러본 곳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장 좋은 점은 널찍한 교실과 매일 2번 바깥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영어유치원은 대부분 교실이 작고 보습학원 느낌 나는 책상들로 차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확장해 나가는 프로젝트수업이라는 것도 좋았어요. 아쉬운 점은 이 지역 특성이기도 한데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다기보다는 인도아이들의 비율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활동을 더 많이 하면 좋겠는데 선생님 가이드대로 따라야 하는 Strict 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술시간에 자유롭게 그린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큰 틀이 있고, 파닉스 학습지에 아이가 이름옆에 하트를 그렸더니 낙서는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미국 교육스타일이 그런 건지 이 학교가 더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이는 즐겁게 다니고 있고, 영어도 하루하루 늘고 있는 게 눈에 보입니다. 영어로 중얼거리며 놀고 6개월 밖에 안되었는데 "엄마 Zoo는 한국말로 뭐지?" 라며 오히려 한국단어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말하고 나서는 걸 좋아하는 아이인데 친구들과 소통이 불편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 안쓰럽기도 하지만 잘 지내주고 있어 대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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