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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스크 Jan 26. 2023

좀 이상한 책임감이 있는 여자 이야기

브런치 발행을 위한 나의 노오력

 일주일 중에 월요일과 목요일은 마음이 바쁘다. 내가 정한 브런치 발행일. 아침에 일어나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생각을 해두기도 하고 지금처럼 일단 밤늦은 시간에 써 내려가기도 한다.


 발행하기 전까지는 마음이 답답하고 막상 버튼을 누르면 드디어 끝이다라는 후련한 마음이 든다. 이게 맞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글쓰기로 지난날을 돌아보고 새로운 날들을 맞이해보고 싶다는 아주 막연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뿐. 거기에 대한 책임감은 글쎄. 그래서 이렇게 고민스러운가 보다.


 전문적인 글쓰기도 아니고 가벼운 글도 무거운 글도 어느 것도 정해진 건 없다지만 오늘 하루 발행일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할 말도 없는데 꾸역꾸역 지어내는 것 같은 이 마음은 무엇일까. 그러게 아침에 그렇게 멍 때리지 말고 미리미리 생각 좀 하고 살지. 내 아이에게 하라는 말대로만 살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은데...


 어렸을 때 기억이 난다. 방학 마지막 날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던 아이가 있었다. 바로 나다. 미루고 미루던 방학 숙제를 방학 마지막 날 밤을 세가며 해낸 아이. 그 수많은 방학의 마지막 밤마다 되뇌던 기억도 난다. 다음 방학에는 다 해놓고 놀아야지. 이상한 책임감이다. 그렇게 하기 싫었으면 그냥 하지 말고 잠이나 자지 나는 끝끝내 늦은 시간까지 누구의 도움도 없이 모든 숙제를 끝마치고 잤다. 그래봤자 밤 10시 혹은 11시였겠지만. 초등학교 학생에게는 매우 늦은 시간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낸걸 다행으로 생각하자. 방법이 조금 잘못된 것 같긴 하지만 끝까지 해냈잖아.


 그리고 오늘 목요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 이제 어른이 된 나에게 밤 10시는 전혀 늦은 시간이 아니지만 목요일 발행을 지키기엔 약간 빠듯한 시간일 수도 있다. 다음 주 월요일은 산뜻하게 오전에 발행할 수 있게 해 보자. 포기하지 않은 것도 중요하지만 미리 준비해서 여유 있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




 월요일은 오전 발행을 꿈꾸며. 쓰레기 생산으로 약속은 지켰다는 께름칙한 성취감을 느끼며, 속없는 나나스크는 '마저 멍을 좀 때려야지' 생각하고, 쓰레기 생산을 마무리합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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