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소리가 되는 곳
우거진 나무를 바라보며 바다에서 올라온 곳
아득히 높은 산 꼭대기에
작은 절 하나
더 작은 스님 하나
제대로 앉지 못한다
기둥을 껴안으며
풍경을 즐기는 척
산짐승을 찾는다
그가 외롭고 조용한 것은
전해야 할 말이 있기 때문인가
지켜야 할 말이 있기 때문인가
바위를 뚫고 자란 꽃은
위로밖에 하지 못한다
꽃의 색도, 꽃말도
마음 한편에만 있다
스님은 차라리 비바람이 몰아쳤으면
위태로운 상황이 위태로운 마음을 덮어줬으면
동자가 되어본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하늘을 보지 않으니
땅으로 가도 땅을 보며 걷지 못할 것이다
얼굴을 들었다 내리는 해와 달
보호자 밑에서
말씀을 되새기다 보면
절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
이윽고 지킬 테다
가장 높은 마룻바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