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여관

by 지영

골목길에 고딕체로 가지런하다

깨끗하고 아늑한 장미여관

욕실완비 글자마다 불이 들어와 있다


이부자리에 꽃그림이 그려져 있을까

삐걱거리는 문틈 사이 그들의 소리가

넘어 들어가지는 않을까

런닝 바람 퍼머머리 부스스한 사내가

장기거주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먼데서 올라 온 남과 여는

가난을 베고 숨 죽여 누워있을까

화장을 지우지도 못한 원피스 여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장미 여관의 문은 키만하다

불투명한 비닐이 덧막았지만

밀치고 들어가면 그만이다

노란 알전구 불빛이 입구에서 기다린다

동네서 마주치는 노숙자 그 남자에게

장미 여관은 아름다운 여인의 품 같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