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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Nov 19. 2024

사랑 없는 사랑의 교회

종교, 그 모순적 언어 2/4

Cafe Series no.38 광릉수목원의 가을

2024/11/19


종교가 도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종교는 자비와 자선과 같은 도덕적 가치를 내세웁니다. 제가 속하는 그리스도교 성서에도 사랑과 용서, 자비와 자선과 같은 사람 사이의 도덕적 교훈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도덕적이지 않은 독실한 신앙인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신앙인들이 모여서 신앙심을 고양하고 전파하는 교회의 활동은 도덕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물론 자선과 봉사 활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 안팎으로 돈과 권력을 둘러싼 갈등과 싸움이 훨씬 큰 비중으로 다가옵니다. 때로는 사회문제로 비화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연약한 신앙심의 싹을 잘라버리기도 합니다.


세계 3대 종교라고 하는 그리스도교, 불교, 이슬람교는 종교로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성공은 교회의 성공입니다. 교회라는 조직이 없이 어느 한 성인의 가르침뿐이었다면 성인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 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 도덕적이 되지도 않았고 평화로워지지도 않았습니다.


인간은 조직을 통하지 않고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큰 일을 하려면 큰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의 정신과 가치와는 별도로 존속과 성장이라는 조직 스스로의 목적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조직이 존속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일도 조직도 사라지고 맙니다.


조직을 움직이는 동력은 돈과 권력입니다. 돈과 권력이 없는 조직은 상상에서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에는 갈등과 싸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교회도 조직인 한 교회 안팎으로 분열과 갈등, 싸움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의 가르침, 사랑과 봉사,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라는 조직에는 사랑이 없습니다. 신앙이 없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두 권으로 된 그리스도교 역사입니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교회의 역사입니다. 당연히 갈등과 싸움의 역사입니다. 사랑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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