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파키스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2021년 8월)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이 없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현지인 지인으로부터 라왈레이크가 갈 만하다는 정보들 듣고 놀러 가게 되었다. 라왈레이크 놀이공원은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있지만, 우리 집에서 차로 19분 정도 떨어진 다소 먼 거리에 있다.
막상 가 보니 외국인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현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지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라왈레이크는 큰 호수이고 그 주변에 다른 시설들도 있어서 배도 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우리는 주변을 걸어서 둘러보던 중에 시간상 아이들 놀이공원만 갔었다.
여러 가지 잡화와 솜사탕을 파는 노점
주차장 주변에는 여러 잡화들과 장난감을 파는 노점들이 있었고 솜사탕과 아이스크림, 팝콘, 이나라 전통과자를 파는 이동식 노점들이 곳곳에 있었다. 우리는 이 나라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괜히 먹었다가 음식 때문에 배 아플까 봐 노점에서 파는 것은 사 먹지 않았다.(나중에는 사 먹게 된다ㅋ)
라왈레이크 놀이공원 놀이기구들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는 낡고 규모가 작았는데, 그래도 인기 있는 것들은 다 있었다. 소규모 회전하는 관람차도 있었는데 삐걱삐걱 소리가 나서 매우 위험해 보였다. 놀이 기구들은 운행이 안 되는 것들도 있었다. 운행하는 것들도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좀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라왈레이크 놀이공원 가격표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시설이 별로 좋지 않고 놀이기구의 디자인도 다소 촌스러워 보였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놀랐고, 이 정도면 탈 만하고 괜찮았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까다롭게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놀이기구의 디자인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놀이기구를 타는 가격은 놀이기구에 따라 다른데 50루피(당시 약 350원), 100루피(당시 약 700원)로 저렴했다.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 땅에 붙어있는 안전한 것 위주로 태웠다.
우리는 위험해 보이지 않는 놀이기구 위주로 아이들에게 태워줬다. 아이들은 거의 땅에 붙어 운행하는 비행기를 탔다. 모노레일도 레일이 짧은 코스로 있어서 가족 모두 같이 탔었다.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계단 위로 올라갔었는데, 막상 타 보니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아래에 있을 때 생각한 것보다 높은 느낌이 들어 조금 무서웠다.
우리 가족이 모노레일을 탄 모습
라왈레이크 놀이공원은 우리나라의 월미도 놀이공원의 옛날 버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결혼하기 전 예전에 친구랑 월미도 갔을 때가 생각났다. 친구랑 유명한 월미도 바이킹을 같이 탔었는데 높이 올라갔을 때 90도 넘게 올라가서 엉덩이가 뜨는 느낌이었다. 나는 원래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이라 오, 이거 이러다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는데?라고 생각하고 손잡이만 꽉 잡고 별 느낌이 없었는데, 내 옆에 타고 있던 내 친구는 계속 꺅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 있었다. 내 친구는 내려서 다시는 타기 싫다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몸을 사리게 되었다. 주양육자인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위험해 보이는 것은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아이들은 라왈레이크 놀이공원에서 몇 개의 놀이기구를 타고 재미있어했고, 나도 파키스탄에도 아이들이 탈 만한 놀이기구가 있다는 것에 좋은 느낌을 받았고 아이들도 재미있게 잘 놀았기 때문에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