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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젠 Jul 04. 2023

우리 동네

내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추억들이 생긴 곳


지겨울 만큼 한 동네에서 이십 오 년을 살았다. 내 인생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기에 내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추억들이 생겨난 곳이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학창 시절을 보냈고, 대학을 갔으며, 직장인이 됐다. 내가 자라는 동안 뛰어놀던 황금들녘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새로운 아파트들이 생겼다.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는 이미 사라졌지만, 친구들과 뛰놀던 놀이터, 속 깊은 대화를 나누던 공원 벤치, 산책길마다 오랜 추억이 담긴 장소들은 추억으로 남겨져 있다. 그 순간을 함께했던 이들은 이제는 다 뿔뿔이 흩어졌지만, 우리가 좋은 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은 그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다 커버린 지금, 이제는 새로 생겨나는 추억들이 충분히 쌓일 만큼 한 동네에 머물지를 않는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동네라고 부를 만큼 그곳에 애정이 담기지 않는 건 사실이다. 되새길만한 추억이 많은 그런 곳이 이제는 더 없다는 사실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언젠가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또 다른 우리 동네를 만날 순간을. 그날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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