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젠젠 May 26. 2024

쓸쓸한 마음. 위로를 받다.



나는 내 주변에서 수시로 바뀌는 사람에게 결코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들 역시 나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저 일로 만난 상대였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는 모두에게 마음을 주었다.

러다가 마음의 크기만큼 받지 못했을 때 상실감이 컸다.

나중에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들에 대해 항상 끙끙 앓아야 했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을 그리워했던 것 같다.


나는 서서히 그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지키기로 했다.


나는 보이지 않게 벽을 쌓았다.

누군가는 나보고 지나치게 무미건조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나. 너는 너.

관계에 휘둘리지 않으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그리웠지만, 사람에게 기대지 않기로 하면서 나는 점차 단단해져 갔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지만 속으로는 마음 주지 않는 것.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만의 틀 안에서 나 자신을 지켜나갔다.


나는 언제나 혼자였지만, 혼자라는 사실에 큰 불만은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알았고 그 시간들이 꽤 만족스러웠다.


그 편이 사는 데는 훨씬 편리했지만, 속으로 나는 무언가 한 가지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 결혼을 했고 남편을 만났다.

아뿔싸, 나는......

나 자신을 훤히 내보이고 말았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했어야지,

힘들면 힘들다고 말했어야지.

언제나 그가 해주는 말.


혼자 생각만 하지 말고 공유도 잘해주고 그래야지.

내 생각을 남들이 다 알아줄 거라고 넘기지 말고.

짊어지려 하는 거여도 남들이 보기엔 독단적인 사람이 되어 버려.


지금의 나는 어떨까?

내가 건넨 마음보다 더 큰 것을 받고 있다.

그리고 믿게 되었다.

인간은 역시 인간에게 위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뭘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