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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Jun 29. 2023

방법은 다 있어

커피머신 고장 에피소드 1

카페 알바를 하다 보면 맡은 역할이 생긴다.

처음에는 주문이 밀렸을 때 뭘 해야 하나 우왕좌왕했지만 지금은 자리에 서서 맡은 역할을 하다 보면 바쁜 순간이 지나간다.


알바 1 : 샷을 내리는 역할

알바 2 : 출력되는 주문표를 받아 전달&손님에게 음료 전달

알바 3 : 주문표를 보고 컵 준비(포장 or매장컵, 얼음 or 뜨거운 물)


열심히 얼음을 담고 있는데 샷을 뽑고 있는 알바 1이 말했다.


"언니.. 여기서 타는 냄새나지 않아요?"


마스크를 잠깐 내리고 맡아보니 탄 냄새가 슬슬 올라왔다. 몇 번의 샷을 더 내렸는데 갑자기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사장님께 연락드리자!"


커피머신에서 탄 냄새가 난다는 연락을 받고 사장님이 급하게 카페로 오셨다.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내일 올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필 고장 난 시간이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시간이었다.


주문표는 이미 밀려있고, 손님은 계속해서 들어온다.

이후 들어오는 손님께 커피 머신이 고장 나서 커피음료가 안 된다고 안내했다.

이미 받은 주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안 되겠다. 저쪽에서 샷을 내려오자."


사장님은 카페를 2개 운영하고 계신다.

급한 대로 옆에 카페로 가서 샷을 내려와 주문받은 커피를 만들기로 했다.


옆 카페로 가 사장님과 함께 샷을 내리다가 문득

내가 사장이었다면 어떻게 해결했을까? 고민했다.

주문을 한 손님들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환불 처리를 했을까? 일단 주문받은 커피만큼만 연기 나는 머신을 사용했을까? (이건 무서워서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장님은 전혀 다른 방법을 떠올리고 행동하셨다.


"이렇게 상황을 해결하게 되네요."

"그럼. 어떤 상황이든 방법은 다 있어."


사장님의 확신의 찬 대답에 다시 깨달았다.

어떤 상황이든 해결 방법은 다 있구나.

문제 상황이 생긴다면 침착하게,

포기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무수히 많은 방법 중 하나를 찾아보자.


아찔했던 순간이었지만 큰 사고 없이 주문받은 커피를

손님께 내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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