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바퀴 도세요. “
가끔 장거리데이가 있다. 그때는 체력싸움이 아니라 숫자싸움이다. 그래서 찾아낸 나만의 방법은 마음속으로 숫자송을 부르는 것이다.
*숫자송
1! 일초라도 안 보이면
2! 이렇게 초조한데
3! 3초는 어떻게 기다려 (이야이야이야이야)
4! 사랑해 널 사랑해
5! 오늘은 말할 거야
6! 육십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7! 칠럭키야 사랑해 여기저기 한눈팔지 말고 나를 봐~ 좋아해 나를 향해 웃는 미소 매일매일 보여줘~
8! 팔딱팔딱 뛰는 가슴
9! 구해줘 오 내 마음
10! 십 년이 가도 너를 사랑해~ 언제나 이맘 변치 않을게~
(수영)
1바퀴 : 일초라도 안 보이면 반복
2바퀴 : 이렇게 초조한데 반복
3바퀴 : 삼초는 어떻게 기다려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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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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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깨짐)
5바퀴 : 지금까지 돈만큼 또 돌아야 한다..
6바퀴 : 지루해. 그냥 기계라고 생각하자. 나는 발 차고 팔 돌리는 로봇이다.
7바퀴 : 8바퀴째인가?(희망사항) 몇 바퀴였지?
8바퀴 : 마지막인가? 아 집중해서 숫자송 부를걸.. 난 팔 돌리는 기계다.
9바퀴 : 다들 지쳤군 속도가 여유로워졌어.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마지막이니까 힘내자!!!
(또 턴 하는 앞사람)
10바퀴 : 아쒸 언제 끝나.. 숫자 제대로 셀걸... 이번에도 안 끝나면 나 그냥 쉴 거야.. 지겨워 지겨워
장거리 수영을 하다 보면 다들 지쳐서 마지막쯤 속도가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지만 문제는 지루하다. 지루하다. 지루하다..
특히 30바퀴는 지루하고 재미없고 힘들고 숫자도 잃게 된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헬스장에서 신나는 노래 나오는 것처럼 수영장도 노래 나왔으면 좋겠다! 물속에서 듣는 이어폰 있으면 더 오래 신나게 수영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