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많지 않아도 책이 있어 삶을 외롭지 않다고 아이가 느낄 수 있게 키우고 싶다.
엄마로서 나는 어릴 적부터 자존감이 높지 않아서 학교생활 속에서 친밀도가 높은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초등학생때까지는 같은 반 친구들 눈을 쳐다보면서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이니 친한 친구를 만든다는 건 나에겐 너무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래서 늘 외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 심리상태가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도 이어져서 타인에게 잘 상처받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이런 나의 성향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의 인생을 큰 나무처럼 넓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늘 지지해주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줄 수 있는 건 뭘까? 그런 존재가 책이 되면 참 좋겠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아이의 문해력 키우기, 논술 잘하기 등의 목적으로 책육아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엄마가 꽤나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다니기,
동생이랑 싸우고 속상해서 방에 들어가서 책장에 꽂힌 좋아하는 그림책을 보며 기분 풀기,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지루할 시간에 요즘 읽고 있는 책 읽기,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음료를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마시며 책 읽기,
공부, 취업, 연애, 결혼 등 살면서 고민과 고비가 생길 때마다 책으로 해안 찾기,
은퇴 후 삶을 살아갈 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데 책이 큰 힘이 되기,
이런 이유만으로도 책육아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부모의 가장 큰 선물이자 노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