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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 세훈 RADICAR Feb 22. 2023

자유로움 아름다움 가치 있음 (1)

세 가지 의미를 공통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글쓰기다.

글쓰기의 시작은 회상으로 여러 편에 나눠서 해보려고 한다. 생각나는 기억을 다 적어야 나를 더 확실하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시간을 가질 생각에 타이핑이 즐겁고 설렌다.


그림을 잘 그리는 내 짝 영주가 너무 부러웠다. 초등학교 4학년 영주는 교과서에 매 페이지마다 비행기를 기가 막히게 그렸다. 과학 시간에 듣던 구름 이야기보다 그 친구가 그린 멋스러운 비행기가 더 감탄스러웠다. 어떻게 그리는 거냐며 알려달라고 매번 졸졸 따라다녔다. GTA라는 게임에 나오는 비행기라는데 그게 뭔지 몰랐다. 비행기를 영주보다 잘 그리기 위해 영주를 따라 그렇게 GTA(Grand Theft Auto)를 시작한다. 그 비행기를 영주보다 잘 그리기 위해 GTA를 하러 영주집에 매일처럼 갔고 그렇게 내 모든 교과서 페이지에는 비행기와 자동차, 알지도 못하는 무기들이 있었다. 이때부터인지 관심 있는 것에 눈을 뜨게 되고 지루하게 느껴지던 학업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고 일찍부터 나는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했고 삶을 즐기는 데에만 집중했다.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에 빠져 유명 게임 랭커들과 상대로 겨루며 내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철없던 나를 보는 어른들의 공통된 질문이 있었다. 커서 뭐해먹고 살 거냐는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질문이다. 부정적인 마음가짐 따위는 하나도 없었던 철부지 시절 나는 매번 이렇게 답했다.


"어차피 로또 1등 될 거라 상관없어요."


꿈은 로또 1등, 또 다른 꿈은 성공한 사업가. 성공해서 학창 시절 친하거나 내가 아꼈던 친구들 차는 독일 3사로 한 대씩 보장한다는 시절도 있었다. 사업에 사 짜도 모르던 내가 왜 그런 미친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자신감이 넘쳤다는 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선생님의 회초리와는 너무 친했고 매일 귀는 뜯겨 삐 소리는 일주일에 한 번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 때 교탁 앞에서 여선생님한테 뺨까지 맞을 정도로 말썽을 피우곤 했다. 학업엔 흥미를 완전히 잃었지만 매 학기 열리던 반장선거는 이를 갈고 나갔다. 민심은 나쁘지 않았고 융통성은 있었기에 친구들의 종이쪼가리 표는 잘 받아냈다. 그렇게 매 학기 엄마는 우리 반에 햄버거를 돌린다.


돌아보면 내가 좋아했던 그림, 게임, 반장선거. 끼워 맞추면 꿈도 로또 1등이었네.. 내가 관심을 가졌으면 또래들 사이에서 정상에 가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을 했다. 그림이 좋았어서가 아니라 그 친구보다 비행기를 잘 그리고 싶어서, 게임이 재미있다기보단 내 주변에선 내가 제일 높고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반장선거도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최상위에 오르고 싶었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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