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넘어가
오늘 소개할 작품 너에게 넘어가는 강인송 작가님이 쓰신 단편 7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훈훈한 미소가 드리우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담담히 담은 이야기들이고 뭔가 조금 힐링하는 기분으로 리뷰를 시작한다.
내용 설명은 조금 생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역시나 단편집이니깐 내용을 구구절절히 적긴 좀... 대충 간단히 한줄로만 소개하자면
전학와서 흔들리는 책상의 물건을 주워주는 소년을 알게 되는 소녀
난생 처음 한강 라면을 먹으러 가는 세명의 아이들의 좌충우돌
짝사랑하는 소년과의 팔씨름 승부를 두고 생각이 복잡해지는 소녀
같은 반에 이름이 같은 세명의 소녀의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한 분투
시골에서 전학와서 서울 애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선빵을 날리려는 소녀
막힌 변기를 뚫기 위한 이모와 조카의 대환장 파티
오래된 노래를 따라 전해지는 소년과 소녀의 마음 이야기
뭐, 대충 이런 이야기들이다. 많이 소소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다.
어느 학교, 어느 아이들이 한번쯤 겪어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이야기다.
그런데 신기하게 매혹적이다.
어설픈 작가 지망생의 입장이지만 그래도 뭔가를 쓰는 입장에서 보면
의외로 작품은 대상을 위에서 관조하며 쓰는 것이 대상 본인의 시점에서 쓰는 것보다 훨씬 쉽다.
이렇게 말하면 뭔 소린가 싶겠지만, 예를 들어보면 간단하다.
초등학생을 무인도에 던져놓은 이야기는 의외로 쓰기 쉽지만, 초등학생이 쓴 오늘의 일기를 쓰는 건...
어마어마하게 어렵다. 글쓰기는 원래 그런 법이다.
대상의 관점을 상상하기는 쉬워도,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어지간한 경험과 성찰이 없으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며 대단함을 느끼는 것이다.
작가님은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의 시점에서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소소해서
오히려 창작할 상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풀어내고 그걸 글자로 수놓고 있다.
그래서 마치 이 작품은 글자로 그린 그림과도 같은 기분을 느낀다.
지난번에 리뷰했던 사랑은 초록에서도 느꼈던 초록 내음이 텍스트로 묘사되는 풍경이
여기서는 좀더 다채로운 색으로 그려지고 흐르고 반짝이며 환하게 밝아진다.
그래서, 동화지만 너무나 매혹적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이 되는 창작물이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추천사를 쓴 윤가은 감독님의 말처럼 진정 이 작품은
보물 지도처럼 설레는 일곱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속독하면 20분. 정독해도 40분을 넘기지 않을 단편들이다.
24시간 중에 40분을 투자해서, 며칠동안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한번 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오늘의 힐링을 당신 눈동자에 추천하며 리뷰를 마친다.
P.S 1 일러스트가 오묘 작가라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튜디오 짭쪼름을 본편 사수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그 시절 귀엽고 아름다운 그림을 다시 만날 줄이야. 지난번 마지막 레벨업도 그렇고
그때 그 시절에 좋아했던 작가님들을 이렇게 다시 만나는 경험이 거듭 이어지길 소망한다.
P.S 2 일러스트에 감동하며 비주얼이 주는 힘에도 다시 한번 감동했다. 그래서 기습적으로 내
작품의 일러스트를 그려주신 다해빗 작가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미술을 하시는 분들은
뭔가 사람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마법을 가진 것 같다. 다시 한번 다음 작에서도 내 소중한 아이들을 그려주시길
#동화 #너에게넘어가 #단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