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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수현 Nov 08. 2024

보물섬의 비밀

보물섬의 비밀

어린 시절에 바다를 누비는 해적과, 그 해적이 숨겨 놓은 보물에 대한 동경이 없던 아이가 있을까?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랬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망했지.


이런 꿈은 이제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에 가졌던 로망과 동경으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근데 놀랍게도 이런 현실에서 실현되기 힘든 꿈을 대단히 개연성있게 쓴 동화를 찾았다.

맙소사. 내 보물은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오늘 그런 보물을 찾은 기분으로 작품을 리뷰해 본다.


작품의 내용은 꽃섬이란 작은 섬에 사는 소년 산호와 현민이가 마을에 전해져 오는 

보물에 대한 소문과 전설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다.


섬에는 예전에 그곳을 오가던 어떤 배가 풍랑을 만나 침몰한 일이 있고, 그 침몰한 배를 수색한 결과

그 배 뿐만 아니라 다른 보물을 가진 배가 더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그래서 섬은 보물을 찾아 나선 사냥꾼들로 북적이는데, 그 과정에서 섬을 찾아온 고고학자 할아버지와 

친하게 된 산호는 보물의 실체와 비밀에 대해 다가가게 된다.


과연 섬에 숨겨진 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섬에 남겨진 전설의 실체는 무엇일까?

또 섬을 맴도는 수상한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마지막에 반전까지 쉴새없이 빠른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단 이 책을 보고 처음으로 느낀 것은,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2015년 작품이니깐 이제 10년 정도 된 작품이다. 세월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닌 것 같은데, 뭔가 고전 동화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하다니.


그리고 두번째로 느낀 것은, 뭔가 대단히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사실 보물찾기라는 것이 이제 대항해 시대가 끝난지도 300년이 넘게 지나서 

더 이상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이야기다. 


그래서 이런 장르는 시공간을 뛰어넘던가 아니면 당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좀 초현실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거나 한다.


근데 이 작품은 그런 것이 없이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되냐 싶지만 의외로 말이 된다. 실제 우리나라에 있었던 사건들과 적절한 설화,

그리고 현실 속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아직 어린 소년들이 현실에서 보물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전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당장 뉴스기사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로 진행된다.


참 놀라운 구성이었다. 동화라면 어느 정도 허용되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을 법도 한데

그런 것이 없이 지극히 극사실적인 전개로 이런 흥미진진한 모험을 써내려 갈 수 있다니.

현실적인 묘사에 있어서 작가님의 상상력과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묘하게도 조금 오래된 동화의 문체에서 그리움이 배여있음을 느꼈다.

2015년 작품이라 제법 시간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묘하게 시간의 흐름이 상당히 오래된 

고전의 느낌을 준다.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본 동화들 정도?


당장 핸드폰이 나오지 않는 작품을 아마 요즘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쩌다 한번 오는 정기선이 없으면 육지와 단절이 되는 공간도 상상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이 작품은 작품의 전개를 위해서라지만 제법 오래된 느낌의 클로즈드 써클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그 느낌이 낯설지 않고 오히려 그립다. 뭔가 모바일이 없던 시기에 손으로 더듬더듬 찾아가던 

우리 어린 시절의 모험담을 어른이 되서 다시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생경함이,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정겨운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내가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물찾기를 하겠답시고 마구잡이로 동네 야산을 파던

그때의 치기어린 낭만을 떠올리게 하는 동화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의외로 동화를 보면서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더 웃음을 짓거나 

생각이 깊어지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 오늘 리뷰한 이 작품도 그렇다.


한번 그 시절 자기만의 해적단을 만들어서, 어설픈 보물 지도를 만들고, 동네 야산을 파고 다녔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한 부모님이라면 한번 권해드리고 싶다. 

왠지 모르게 삽을 들고 싶어질 소소한 부작용에 주의를 권하면서 말이다.    




#동화 #보물섬의비밀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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