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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raeth Dec 09. 2022

캐나다에서 보낸 7번의 연말

남의 집 크리스마스 데코 자랑

어느새 2022년의 마지막 달이다.


오늘은 외국인 친구가 내게 토론토에서의 연말은 내게 어떤 기억이고 의미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오늘은 해외로 혼자 이민 온 나의 연말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처음부터 연말에 집에 혼자 있는 걸 즐겼던 건 아니다.


토론토에 온 첫 해에는 매년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가장 큰 크리스마스 마켓에도 가보고,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구경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과 그즈음에는 모든 상점과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아서 친구들과 헛걸음만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스트릿카에서 불이 꺼지고 문이 닫힌 깜깜한 겨울밤 다운타운을 보며, 어디서 좀비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첫 크리스마스라서 정보가 부족했던지라 마켓이 닫는 줄도 몰라서 아주 배고픈 며칠을 보냈다. 이후엔 같이 컬리지 다니는 친구네 집에 가서 여러 국적의 유학생들과 홈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지금 놀라고 하면 못 놀겠지만, 그때는 그래도 에너지가 꽤 있어서 그 친구들과 자주 나가 술을 마시며 놀았다.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2015년도에 간 크리스마스 마켓
새해 카운트다운

작년에는 처음으로 오로지 혼자 집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맛있는 걸 해 먹으며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으며 일 년 동안 했던 일들을 쭉 적어보고 앞으로 무얼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일이나 사람에게서 꽤나 지쳤던 나는 내게 오로지 집중하는 시간이 좋았다. 누군가의 기분을 살피지 않아도 되고, 배려하지 않아도 되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아마 신변에 크게 변화가 없다면 몇 년 동안은 이렇게 보내지 않을까 싶다.


딱 한 가지, 내가 7년 동안 변함없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하는 게 있다. 바로 길 건너 모퉁이에 있는 하우스(주택)에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그 집은 매년 조금씩 아이템들이 추가가 되고 위치가 바뀌는데 그걸 찾는 재미가 있다. 그래도 매년 변함없는 건 앞마당에 있는 안에 조명이 있는 큰 풍선 루돌프와 그곳에서 새어 나오는 캐럴이다.


특히, 이 집은 밤에 가야 제맛인데, 온 집이 라이트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처음엔 그 집 전기세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 골목을 지나는 차들은 항상 멈춰 서서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가기도 한다. 처음으로 이 집엔 누가 사는지 궁금했는데, 아직 아는 바가 없다. 여하튼 오늘은 그 집 사진으로 마무리해야겠다.

조명 품은 음악 나오는 풍선 루돌프
트리 안에 산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집의 데코레이션. 하늘을 나는 썰매
데코레이션 맛집 지킴이 곰들이들 (매년 바뀜)
낮의 모습(밤새 야근한 산타 주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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