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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희 Aug 10. 2023

인생의 곡선에서 어디쯤에 있을까_런던

6월, 영국 런던에서

Fountain of St Thomas Gardens

2023.06.15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교환학생 때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장거리 비행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아주 머나먼 길을 비행하고 있다. 교환학생 때 머물렀던 모든 곳이 이제 꿈같고 머릿속에 하나의 장면처럼 남아있는데 이번에 런던에 다시 방문한다면 멈춰있던 장면을 다시 재생해 볼 수 있겠지.. 장소는 같지만 함께하는 사람, 또는 그날의 온도에 따라 완전히 색다른 경험이 되겠지..

어떤 기분일까? 세상을 다 가졌던,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날의 내가 가장 여운이 남았던 도시인 ‘런던’에 다시 방문하는 게 꿈만 같다. 현재의 모든 시간은, 다시 말해 행복한 이 순간들은 언제 돌아올지 모르고 기약할 수 없기에 지금의 기분을 온전히 느끼자.

항상 이렇게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수없이 오갔던 웁살라의 거리도 이제 허공으로 흩날리듯 사라져 가고 길을 잃어버린 듯 중간중간 끊겨나간다. 바쁜 삶 속에서 매일 좋았던 날만을 회상할 순 없기에.. 또 새로운 기억으로 가득 채워져 가기에.. 잊히는 기억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억으로 채우자. 오늘의 행복은 내일의 그리움이 될지도..


Mrs. Harris Goes to Paris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를 보고..

온 마음을 다하는 사람들을 흔히들 호구라고 하지만 진실된 마음은 언젠가 상대방을 움직이고 한 명에게 베푼 호의가 모여서 여러 명의 배려로 돌아온다. 그것은 가장 어려운 순간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기는 쉽지 않고 배워서 얻을 수 없는 값진 재능이다. 내가 열심히 준비해서 이뤄낸 것 혹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얻게 된 것을 타인에게 선뜻 내밀기란 정말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선의의 행동은 분명한 힘이 있다.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도 그렇다. 사소한 미소와 인사 하나만으로 하루의 흐름이 360도 바뀔 수 있다. 행복한 하루, 보람찬 하루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꿈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꿈은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 있다. 그 꿈의 크기는 상관이 없다. 어떠한 동기에서도 꿈은 생겨나고 그것을 좇는 과정에서 많은 배움과 뿌듯함을 얻는다면 꿈꾸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나를 나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고민이 된다. 


Greenwich Foot Tunnel South

인생에 관한 고찰_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다들 이야기한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순 없을까? 대부분이 그렇듯이 하고 싶은 일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른다. 왜 그렇다면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일을 ‘꿈’으로 삼고 그 역량을 키우지 않았는가? 자라오면서 변화된 가치관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생겨서일까?

어제는 런던에서 7년간 살면서 스냅사진을 찍어주시는 작가님을 만났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시간당 비용도 넉넉하게 받고, 사랑하는 사람과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 정말 부러운 삶이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현실적인 생각에 부딪히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만 하는 일을 치러야 한다. 현재 내가 처해있는 상황, 즉 직업을 찾는 것. 먼저 돈을 모으고 그다음 내가 사랑하는 일을 도전하자. 왜 근데 당장 할 수 없는 건지, 나의 의지와도 상관있는 것이겠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의 경계를 없애보자. 하고 싶은 일은 언제든 할 수 있다. 보상에 상관없이 일단 시작하고 나면 마음을 담은 일은 언젠가 빛을 발하겠지. 그리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잘해 나아가면, 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면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 인생은 길고 운명은 알 수 없다...


Tower of London

번외_그 시절의 향기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르는 익숙한 향기, 그리고 곧바로 머리에 울려 퍼지는 친구들과의 파티장면. 향기는 그 시절을 생생한 기억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교환학생 시절에 많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맡았던 미세한 그 향기가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다시 코를 찌르는 순간 기억들이 뇌리에 스쳐 지나간다. 지하철역의 쿰쿰한 냄새, 런던 다리 위에 퍼지는 땅콩볶음 냄새.. 현실에서 잊고 지내고 기억할 수 없었던 향기는 다시 맡았을 때 비로소 마법처럼 그 시절을 상기시킨다. 아마도 향기는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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