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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ry Apr 03. 2023

Simple is HIP(하다.)

나의 절친은 내가 사는 곳에서 2시간 반 떨어진 곳에 산다. 우리는 롱디프랜드이다.


2~3달에 한번 정도 만나는데 익숙한 것이 좋은 우리는 매번 가곳에만 간다.


봄도 찾아왔고 이번 만남엔 조금 색다른 곳에 가보기로 했다.


"여니~우리 이번 힙한데 한번 가볼? 내가 엄청 힙한 칵테일바 알아놨어!"


"오~좋아좋아 근데 힙한데 가면 복장이.."


"심플 이즈 힙!!이야 뭐든 심플한 게 제일 힙해!!"


"오!! 진리!!"


나는 청바지에 흰 티를 제일 좋아한다.


내가 하고 있는 카페도 심플 그 자체다. 몇몇 고객님들은 벽이 너무 휑하다고 하신다.

카페의 한쪽 벽면

한날은 엄마와 비슷한 연배의 단골 고객님이 오셔서 자몽에이드를 시키시면서


"저기 바닷가 앞 카페 가서 자몽에이드 시키니까 허브 같은 것도 넣어주고 하던데 여긴 그런 건 안 넣는?"


그렇다. 나의 자몽에이드는 심플 그 자체다!

직접 만든 자몽청과 탄산수 얼음뿐


그 외 모든 메뉴들이 심플 그 자체다.


물론 나도 로즈메리나 슬라이스 한 과일을 넣을 수도 있겠지만 먹지도 못하는 그리고 아무리 깨끗이 세척하더라도 잔류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슬라이스 과일을 음료에 담그고 싶지가 않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은 건 맞다. 또한 인스타 갬성사진에 예쁘게 나오려면 가니쉬를 좀 해주면 좋다.


그런데 나는 그런 것이 영 내키지가 않는다.


탕수육이나 과일을 시키면 나오는 파슬리 음식 위에 올려진 가니쉬를 꺼내면서 늘 생각한다.


'먹지도 못하는 걸..차피 버릴 거 굳이 넣는 거지? 그냥 심플하게 음식만 주면 안 되나?'


딸기잼과 버터가 올려진 스콘을 보면 예쁘기는 하지만 충분히 버터가 들어가 있는 스콘에 버터왜..라는 생각을 한다.(이건 그냥 백 프로 나의 취향일 뿐이다! 동종업계 사장님들의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

 

고객이었다가 이제는 절친이 된 동생이 카페모카 위에 생크림이 없다고 아쉬워하는 고객님이 다녀 가시고  나에게 묻는다.


"언니 왜 안 넣는 거야..?"


"카페모카에 들어가는 시럽 자체가 충분히 단데 거기다 생크림까지 왜?당분과다야!!몸에 좋지도 않다구.."


"으이그..언니가 영양사는 아니잖아!

그 마음 누가 알아준다고..돈 벌긴 글렀다!"


나는 나의 카페에 오시는 고객님들 최대한 건강하게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바람이다.


화려하고 예쁜 가니쉬가 있는 음료와 빵들이 예쁘고 맛있어는 보이지만 나의 심플함의 이유와 나의 심플함을 알아봐 주시는 고객님들은 진정 없단 말인가!


내가 판매하고 있는 자몽에이드와 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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