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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ry Mar 21. 2023

위로

[국어사전]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나는 봄을 심하게 탄다.


봄이 오면 머리에 꽃을 하나 꼽아줘야 될 만큼 마음이 요동친다.


집순이인 내가 어딘가 자꾸 가고 싶어지고 한없이 걷고 싶고 멀리 떠나고 싶어 진다.


특히 봄이 찾아온 토요일 근무는 정말이지 힘이 든다.




토요일 점심 주문받은 커피 두 잔을 내어 드리고 포터필터에 남은 원두 찌꺼기를 버리고 있었을 


단골 고객님이 손에 한 아름 꽃을 들고 들어오셨다.


나는 평소와 같이 "안녕하세요? 어머 웬 꽃이에요?" 했더니


"사장님 주려고 왔어요!!"


나는 순간 그 꽃들보다 더 환하게 웃었던 거 같다.

감동과 위로의 순간이다.


"어머 정말요..? 감사해요.. 저 정말 울어요.."




카페를 오픈하고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 일었던.. 하고 울었던 날들이 많았다.


어떤 고객님은 오셔서 "나도 여유롭게 이런 거 하나 하고 싶다.." 하실 때마다


'여유 같은 건 없는데..'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오지만 참는다.


나도 카페를 하기 전에는 슷한 생각을 했었지만 해보면 생노가다가 따로 없다.


누구든 하기 나름 이겠지만 카페의 80% 이상이 청소와 설거지이고 커피 추출해서 서브하는 일은 정말 일에도 끼울 수 없다.


설거지, 바닥청소, 행주 빨기, 창문 닦기,  화장실청소, 머신청소, 제빙기 청소, 냉장고 정리, 물품주문, 생두 볶기, 수제청 만들기, 빵 굽기, 


돌아서면 정말 하게도 할 일이 생겨있다.


집안일이 해도 일 티가 나는 것처럼 카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카페를 열고 끝도 없는 청소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평생 없었던 손목통증을 겪었다.


그럼에도 내가 버틸 수 있 이유는 커피를 너무 사랑하고 출근해서 내가 볶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 수 있는 이 공간이 너무  때문이다.


또, 나와 같이 이 공간 내 커피를 애정해 주시고 이렇게 봄을 가져다주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를 하면서 제일 위로가 되는 말은 커피가 맛있다는 말과 나의 공간에 힐링하러 왔다는 말이다.


누군가가 나의 공간에서 힐링을 하고 가고 그런 고객님들을 바라보면 나 또한 힐링이 된다.


사람이 사람한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사랑의 다른 말 위로가 아닐까 싶다.


오늘 누구에게 위로받고 누구에게 위를 건네었나요?


오늘 부모님, 친구,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은 위로나 사랑을 표현해 보는 건 때요?

고객님이 선물해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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