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래플랫폼 Mar 14. 2023

2030년 주부의일기<아이키우기 너무나 두렵다>

연재 SF소설 

오늘은 딸이 밥을 남기지 않고 잘 먹었다. 아프고 나더니 내가 해주는 밥을 잘 먹는다. 그런 딸을 보니 며칠전 일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 솔직히 이제는 정말 자신이 없을 정도이다. 엄마라서 항상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워야한다는 것이 아이에게 내내 미안하기만하다. 
 

얼마 전에 4살 딸이 아팠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일반진료는 안되고 소아과 진료를 봐야 하는데, 2030년 현재에는 소아과 진료 보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도 사촌 오빠가 의사라 아는 사람 통해 진료는 간신히 봤다. 진료를 보고 나서도 차도가 없어 다시 사촌 오빠 통해 알게 된 병원으로 입원 문의를 했더니 (입원하려면  4달 기다려야 한다.  그럴 시간이 없는데….  사촌오빠빽으로  입원좀 당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대답은 거절…….) 요즘 알음알음 인맥 통해 하는 입원으로 이슈가 많아서 국가수사본부에서 혼난터라 안된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결혼하기 전에도 문제였던 소아과 등 특정과 의료진 부족과 관련되어 읽었던 책이 희미하게 생각난다. 그때도 그렇게 말이 많아서 소아과 진료 보기가 힘들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아이를 낳았는지 아이에게 미안하고 내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괴롭다
...그래도  최대한 인터넷에 나와 같은 엄마들이 남긴 정보들을 습득해 살아남고 있다.
 

얼마 전에 그 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남겨주는 한 엄마가 OO 병원에는 돈을 좀 얹어주면 예약이 꽉 찬 진료도 빼서 봐준다는 글을 봤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전부 받아주는 건 아니고, 또 병원 관계자와 아는 사람이 있어야 받아준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 연락 온 예전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언니가 사촌 오빠에게 연락 좀 해달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를 통해서 카페에 올라온 방법으로 진료를 보려고 했나 보다. 

 

사실 나도 그 글을 보고 같은 방법으로 시도해 본 적이 있다. 엄마가 담석에 돌이 있다고 해서 사촌 오빠 인맥을 써서 대학병원에 내과에 입원했는데, 내시경으로 뽑아내야 된다고 한다. 수술에 앞서 엄마 수술을 담당해 주실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 뵈었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 놀랐다.

 

대학병원 내과 선생님께서 70대라고 하신다. 그 말을 듣고 너무 걱정되는 마음 한편 그래도 이 병원에 내과 선생님이 
남아계셔서 다행이라는 마음이었다. 얼마 전에 이슈가 되었던 맹장 수술을 못 받아 죽었다는 뉴스가 생각났다. 응급으로 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요즘은 과들이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각각의 세분화된 전문의들로 인해 맹장을 담당하는 과가 없어서 구급차 안에서 죽었다고 한다. 


(  뇌졸중,  도는 심근경색후   6시간안에 병원에 가야 하는 골든타임제도…   화석처럼 남아 있나    제도는 남아 있는데  전화하면  이미 꽉차서 안된다고 한다. 다른곳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지 않는다.)
 

 
그 이야기를 들었으니 70세 내과 주치의 선생님도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선생님께서도 멋쩍게 웃으시면서 나이는 많지만 그래도 수술 경험이 많고, 어려운 수술 아니니 걱정 말라고 하시면서 본인도 힘에 부치는데, 은퇴해버리면 이 병원에 내과 진료를 보는 사람이 없어 안된다고 하신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참된 의사 선생님이셨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의사들도 정말 해외로 많이 나간다고 한다. 한국 의료가 60년이 넘게 바뀌는 게 없어서 의사들도 너무 많이 일해야 하는 우리나라보다 일하는 시간도 적고 워 라벨도 좋은 
중동국가로  넘어간다고 한다. 친하게 알고 지내던 언니 아들도 공부를 정말 잘해서 의대에 들어갔는데, 바로 교류가 가능한 중동국가로 넘어간다고 한다. 요즘은 확실히 많은 의대생들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간다.   그리고 그 자리를 동남아 의사들이 메꾸고 있다. 


15년전에 얼핏 들은 이야기  독일,영국의사는 미국, 중동으로가고,   그자리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메꿔진다고 했는데   한국도 유사하게 되는 것 같다. 
 

10년 전인 2020년대만 해도 대부분 간다고 해도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중동으로 
넘어갔나 보다. 이렇게 인재들이 해외로 나가는 걸 보면 한편으로 이해도 되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10년 전 코로나로 인해서 의료제도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의료제도 개선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이야기만 나오고 변하지 않아 2030년에 이렇게 된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은 더욱 두려워진다. 그 남은 여생 대한민국에서 아파도 살아남기 그 앞에 두렵지 않을 시민이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