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단상
송새벽
무더운 여름
바람 한 줄기
위잉 위잉
펄럭펄럭
흔들흔들
발바닥을 간질이며
강아지가 놀라지 않게
조심스레
때론
민들레 홀씨가 되어
더운 날
공원의 시원한 바람이 되어
희뿌연
빌딩 사이에도
구름이 닿을 것 같아
어디까지 가는 걸까
잠시 쉬어가도 좋아
산 위에 부는 바람이 되어
바람에
부서지는
파도가 되어
파도에 굴러가는
모래알 같이
귓가에 울리는
너의 웃음소리
첨벙첨벙
철썩철썩
깊은 어둠 속
서늘한 바람이 되어
더 멀리멀리
끝없이 펼쳐진
바다로 가자
모든 바람이
모이는 곳
살랑
머리칼을
어루만지며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