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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아래 Jul 07. 2023

거북이를 분양받았다

거북이도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논술 수업받는 아이가 거북이 거북이를 그렇게 노래하더니 기어이 거북이 두 마리를 분양받았다.

아이는 수족관 옆에 서서 두 거북이를 소개했다.


 "이 아이 이름은 잼민이에요 하도 수족관을 튀어나오려고 버둥거려서 초등학생 같아서 지었어요"


역시나 다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거북이가 인식하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정말 세상이 궁금해서 저렇게 미친 듯이 발거둥치며 인식의 저평을 넓히려는 것일까?'


또 한 마리를 가리키며 말한다

"쟤는 맨날 바위밑에 저렇게 웅크리고 있어요

그래서 녹차로 지었어요. 먹는 것으로 이름 지으면 좋다고 해서 아무 맛이 안나는 녹차로 지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거북이 한 마리가 바위옆의 자리를 차지하고 뒷구석으로 가 있고 전혀 앞무대로 진출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라고 속으로 말하는 것같다.


아이들은 거북이를 보면서 귀엽다고 거북이처럼 목을 늘여 수족관을 들여다봤다.


거북이 주인인 은혜는 논술주제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은 너무나 솔직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친구들과 pc방에 간 얘기를 엄마한테 다 했더니 용돈을 압수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가 입고 온 옷이 구리면 구리다고 솔직히 얘기하는 편이며 자기 덕분에 친구의 옷이 더 이상 구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반면 같이 수업에  참여한  희유는 매번 솔직하다고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며, 한 번씩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 말에 나도 그렇다고 동의한다.


두 친구는 성격이 다르지만 좋은 토론친구다.

거북이의 관계가 문득 궁금해진다.

"한 마리는 수컷이고 한 마리는 암컷이에요"

은혜가 설명해 준다.

"오~조만간 새끼가 나오겠구나"

라고 내가 반색하니 은혜가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 이 얘들은 아직 새끼들이에요"


아, 그렇구나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단 말이지.

성격 화끈한 은혜가 핀잔을 준다


동물들에게도 MBTI 성격이 보인다.

아이들에게도 각자 다른 성격이 있다.

나는 어떤 성격일까?

세상을 박차고 나가서 내 세상을 펼쳐 보이고 싶은 욕망과 내가 있는 곳의 반경을 넓히고 싶지 않은 소심한 마음이 공존하고  있다.

두 거북이를 보면서 그 안에 내가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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