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시대를 산다.
넘쳐나는 정보로 분명 어떤 일이든 편리하고 손쉬워졌는데 왠지 불안하고 종종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무엇을 바랄 것인가!
돈? 명예? 사랑?
그러나 그것들 위에 우리가 익히 상상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가 있다면 누구나 그것을 원하게 되리라.
그런데 그런 도깨비방망이 하나가 어느 날부턴가 우리 손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검색어 하나만으로도 정보는 주체할 수가 없고 원하지 않았는데도 꽉 차고 넘쳐서 정작 필요한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넘쳐나는 쓰레기 정보부터 하나씩 정리하고 버려야만 답을 찾게 되는, 참으로 어이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가족 나들이 계획을 세울 때도 제대로 잘하고 싶은 나는, 밥 한 끼를 먹고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해 best를 찾아내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고단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 수고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장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건사고를 알기 위해 조간신문을 펼쳐 들고 사회면을 본다던가 해외토픽을 읽는다거나, 시대의 이슈를 알고 싶어 서점을 가서 책을 사고, 조언을 듣기 위해 선배를 찾아가던 시대를 그리워한다면 정말 고루한 일이겠으나 그래도 그때는 낭만도 있고 끈끈한 관계의 훈훈함도 있었지 싶다.
알고자 하면 무엇이든 싹 다 알 수 있는 시대, 알고자 하지 아니하여도 강제로 알려오는 시대, 지구 반대편의 일이나 사건은 무성한데 속 시원한 해결책도 없고 시시껄렁한 연예인들의 말장난이 난무하고, 그러면서도 진실은 눈 씻고 찾아도 오리무중인 불안정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