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 May 21. 2024

셀프웨딩 시작하는 법

웨딩 플래너를 안 쓴 이유

스몰웨딩을 하기로 했다.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그렇게 우리의 웨딩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한국의 웨딩 플래너를 끼고 진행하고 웨딩을 하면, 결국엔 보편적인 결혼식의 형태가 될 것 같아서, 웨딩플래너자체를 내가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귀가 매우 얇고 잘 흔들려, 100% 생각지도 못한 것들까지 추가를 하고 싶어 질걸 아주 잘 알기 때문에, 원천을 차단한 것도 있다.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식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무작정 서로가 생각하는 결혼식에 대해서 이야기만 하다가 너무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울 뻔한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첫 시작을 하기 위해선 아주 중요한 순서라고 생각했다. 결국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남편이 생각하는 결혼식의 형태가 달랐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맞춰보는 것이, 우리의 웨딩플랜의 첫 시작이었다.


콘셉트 찾기

우리가 구상하고 진행하는 이벤트인 만큼, 콘셉트를 찾는 것은 서로의 의견조율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했다. 정해야 하는 것이 아주 많았기에, 전체적인 축이 없이는 아무것도 진행할 수가 없었다. 스몰웨딩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원하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레퍼런스등을 찾아봤다.


마음잡기

이미지를 찾고 검색할 때, 아주 위험해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인생에 한 번뿐인’이라는 말에 현혹이 되기도 하고, 아름답고 반짝거리는 것에 간혹 눈이 돌아가버릴 때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여태 생각했던 반짝이는 우아한 결혼식에 대해 반감을 표하고 있었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무작정 인스타의 예뻐 보이는 것들이 갑자기 좋아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 나를 아주 잘 알기에, 일단 나에게 할 말을 문장으로 적어놨다. 간혹 탈선할 것 같으면 돌아올 수 있도록 말이다.

•’ 원래‘를 알려고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
•결혼식이 아닌 가벼운 웨딩파티를 하자
•반짝반짝 공주놀이도 좋지만, 기준축에서는 벗어나지 말자

그럴 때일수록 축을 잘 정해놔야 정신줄을 되잡고, 길을 잃지 않고 초심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있다. 인테리어디자인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방법인데, 4 분할 메트릭스를 그려, 내가 생각하는 상반되는 분위기와 글을 적고,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를 골라, 축을 만들며, 다시 나에게 물어봤다.


내가 원하는 결혼식은 뭘까?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 우리는 귀엽고, 장난스럽고, 그리고 밝고 활기찬 우리 다운 웨딩을 하기로 했다.


Key phrase

그렇게 해서 나온 Key phrase는 아래와 같다.

내 결혼식 이전에, 여러 나라의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느낀 아주 큰 감정이 있었다. 하객들이 너무 즐겁게 있다가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웨딩 콘셉트는, 결혼‘식’이 아닌,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함께 만들며 준비하는 웨딩 홈 파티다.


베뉴 고르기

우리의 결혼식에 오기 위해, 한국에 처음 오는 친구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한옥을 무대로 골라 야외에서 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래는 결혼 준비당시 한옥을 고른 이유에 대해서 적어놓았던 페이지다.

말 그대로. 오늘 하루동안의 “우리 집”에 놀러 와 집안 곳곳을 탐색하며, 와준 손님들을 대접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원했다.


Key color

다음은 분위기의 이미지와 키 컬러를 정해야 했다. 외국인이 많이 있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다 함께 한국의 분위기를 즐겨줬으면 했다. 상상하는 파티의 분위기는 아래와 같았다.

공간을 대여하는 곳에서, 한복 렌탈도 가능했기에, 대여하고 싶은 친구들은 대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신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남편이 한복을 입지 않는다 하여, 남자하객 친구들은 그렇게 되면 신랑이 너무 묻혀버리기 때문에, 여자 친구들에게만 렌탈을 하는 식으로 했다.

드레스 코드

그 외의 친구들에겐 드레스 코드를 알려줬다. 드레스 코드를 정한 것도,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이 어떤 것을 입어야 할지 어려워했기 때문도 있다. 또한, 한국의 많은 하객분들이 입는 검정은 우리의 야외 분위기와 맞지 않을 것 같아, 부담스럽지 않은 선상에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부담스러웠다면 미안..) 물론,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모든 이들에게 알려 소외되는 친구는 없도록 했다.


색을 고르는데도 엄청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남녀노소 갖고 있을 것 같으면서, 화사하며, 그렇다고 우리의 의상과 겹치지 않는 색을 골라야 했고, 그렇게 여러 후보가 나왔다. 빨강, 주황, 초록, 파랑, 분홍. 색에는 딱히 뜻은 없었다. 인테리어 콘셉트 색깔과 일치를 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한옥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맞아야 했다. 파랑빨강은 너무 많으면 안 이쁠 것 같았고, 주황은 한옥이라 이쁠 것 같았지만, 하객분들이 어려울 것 같았다. 신부인 나는 한복을 노란색으로 정했었기 때문에, 같은 분위기의 화사하고 나름 매치하기 편한, 분홍계열로 톤을 정했다.  이것을 키 컬러로, 청첩장, 메뉴, 팜플렛, 선물, 등등 다른 요소들도 톤만 맞추면 어느 정도 정돈되어 보이는 키 컬러를 정하니, 아주 진행하기가 편해졌었다.


본격적인 준비를 진행하기에 앞서, 결혼식 전체적인 콘셉트를 정할 때의 내가 고민했던 과정들이에요. 다음엔 또 다른 준비과정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아래, 영상으로도 준비과정을 천천히 업로드 중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찾아와 계속 따라와 주세요:)

https://youtu.be/kcyC9cb7VcI?si=RnZTrgOIpn7I4VP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