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 May 24. 2024

나만의 무료모바일 청첩장 홈페이지 만들기

청첩장 계좌번호는 필요 없다

어느 날, 5년을 넘게 연락을 안 했던 친구에게서 인사도 없이 모바일청첩장이 날아왔다. 궁금한 마음에 링크를 눌러 들어가 봤는데, 마지막에 보이는 건 결국 ‘돈’ 이였다. 오래 연락하지 않은 친구에게 받는 모바일 청첩장에서, 썩 달갑지 않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물론, 가까운 친구에게 받는 청첩장은 당장 계좌번호 복사해서 송금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돈이랑 연관된 게 어딘가 찜찜했다.


오랜 독일 친구에게 받은 청첩장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거지! 재밌겠다, 가고 싶다, 기대된다!‘ 등의 진심 속에서 축하하고 싶은 우러나오는 감정이 먼저 들었다. 그녀는 홈페이지를 제작해서, 그들의 연애과정들과, 결혼식의 일정 등 하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말 그대로, invitation을 보내줬었다. 나도 외국에서 초대하는 여러 친구들을 기준으로 어떤 형태의 청첩장을 만들까 고민을 했다.


조건

나의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크게 돈을 들이지 않지만, 정성이 가득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왜 결혼을 결심하게 됐는지, 우리의 이야기가 듬뿍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다국어 설정이 가능해야 했으며, 스몰웨딩 특성상 참여자의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했다.


한국의 모바일 청첩장 양식에서는 내가 원하는 양식이 없었고, 앞으로의 홈페이지 제작을 연습할 겸, 우리의 결혼식 초대장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정말 많은 무료/유료 홈페이지 제작사이트를 보고 결정한, 내가 사용한 사이트는 WIX였으며, 사용료는 무료였다. 기본 템플릿을 테마에 맞게 설정할 수 있으며, 다국어 플러그인을 통해 모바일에서 봤을 때 언어 전환이 가능하게 했다.


일단,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을 위해 미리 결혼식의 개요와 참여 의향을 물어야 했다. 비행기 구매와 일정 조율이 필요한 것 을 고려해 식 6개월 전까지는 전달을 완료할 수 있도록 했고, 상세 업데이트 정보는 회신을 받은 적어준 메일로 업데이트를 보낼 수 있었다.


청첩장에 들어갈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다국어 지원

일단 전체적인 흐름을 설명하기에 앞서, 아래와 같이 다국어로 우리의 초대장을 볼 수 있게 설정을 했다.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자동번역도 가능했지만, 이상한 부분들과 어색한 부분들도 많아서 거의 다 직접 다시 번역을 했었다.

또한, 무료로 홈페이지 제작을 했기 때문에, 아래 사진처럼 윗부분엔 저런 배너는 어쩔 수 없이 나와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았다.


초대문구

우리에겐 많은 사진들과 해외여행에 갔을 때 사용할 셀프 스냅을 찍은 것으로 미리 제작을 하고, 나중에 웨딩 스냅사진을 찍어 업데이트를 했다.

초대문구는 우리가 중심이 아닌, 와주신 하객분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특별한 날에, 와주실 정말 정말 특별한 당신을 초대합니다 “ 로 시작했다. 이게 우리가 결혼식을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신랑 신부 프로필

간략한 우리의 미래의 포부를 넣었다.

앞으로 미래를 함께할 우리 둘이었기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박작가님은 세계의 넘버원 아티스트로, 그 작가님의 신부는 현직을 열심히 하면서 결국에는 작가님을 지지해 세계의 넘버원을 만든 매니저가 되는 것이었다. 살짝 진지함을 한 방울 뺐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확실했다. 모두에게 알려야지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너무 개인정보같아 일단 남편 얼굴은 가렸다 ㅎ


우리의 이야기

우리는 2015년에 만나, 2024년에 결혼을 했다.

주변 많은 친구들도 친한 친구들이 많으며, 우리의 결혼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 우리가 어떤 계기로 만나, 어떻게 살아왔으며 왜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우리의 8년간의 사진들

위의 설명을 한 후 8년간의 포인트 사진들을 약 20장 정도 올렸다. 그냥 예쁘게 찍은 스튜디오 사진이 아닌, 여태 우리가 8년간 찍은 사진이 더욱 뜻깊고 따듯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혼식의 상세 정보와 시간

그다음엔 우리의 식 당일에 대한 정보를 적었다.

언제, 어디서 (지도와 대중교통 정보, 주차장 포함),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당일 식순) 등 식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중요한 내용들을 빠짐없이 적었다. 이 내용은 일반 청첩장에 들어갈 내용들을 참고하며, 처음 보시는 형식임에도, 혼돈이 생기지 않도록 제작했다.


RSVP

그리고, 청첩장에 대한 회신을 할 수 있는 버튼을 만들어, 이름, 이메일을 적을 수 있게 했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결혼식의 특성상, 지인분들을 데리러 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초대장을 받으신 본인만 참석이 가능하다고 적어놨고, 당일엔 추가인원은 2분만으로 당황하지 않고 자리배치가 가능했다.


이외의 알림 사항

기본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에게 알려야 할 사항들을 적었다. 독일, 대만, 일본에서 40명 정도의 친구들이 우리의 80명 정원인 결혼식에 참여해 주는 것이어서 이 내용 또한 아주 중요하고, 빠지는 내용 없이 세심하게 생각했다.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에 대한 금액 지원은 어디까지 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다른 편으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우리의 결혼식을 위해서, 한국에 처음 오는 친구들도 꽤 많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많이 즐겨주셨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아래의 내용들을 기획했다.

비행기/ 숙소에 대한 추천 정보

비행기와 숙소에 대해서는 각자의 추구하는 시간/종류/시설등 개인의 제정상황에 맞춰 각자 다르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유내용과 위치만을 추천했다.

드레스코드/ 경험등

전 편에서도 말했듯이, 드레스코드를 정한 이유는 외국에서 오는 친구들이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무책임하게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하기에는 너무 결혼식의 분위기가 광범위했어서 적어도 컬러라도 지정해 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서울관광

이 부분은 우리가 외국에서 와 준 친구들에게 크게 투자한 부분 중 하나이기도 했다. 프로 관광 가이드인 엄마찬스를 쓴 것이다. 한국이 처음인 친구들 에기 짧지만, 한국의 메인을 알려주는 결혼식 전날에 진행한 이벤트였다. 이 투어에 관해서 나오는 모든 식비/ 교통비/ 관광비는 우리가 부담하며 먼 길 오신 친구들을 대접해 드렸다. 이 과정에서 처음 본 친구들도 안면을 트게 되어, 결혼식 당일 분위기가 한층 더 올라간 느낌도 들었다.

서울의 갈만한 곳

참여 회신을 받을 때, 한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요즘 유행하는 맛집/명소 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그걸 구글맵으로 3개 국어로 정리해서 링크를 붙여 공유했다.

혹시라도 ’ 오늘 뭐 먹지 ‘라고 고민했을 때 작게나마 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업데이트 내용

이 사이트로 홈페이지 제작을 하기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결혼식 후 사라지지 않고 평생 이 홈페이지는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

둘은 갱신할 내용이 있으면 갱신을 하고,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 준 친구들에게 식 전날까지 갱신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결혼식은 비가 와서 많은 혼동이 있을 것을 우려했으며, 기껏 차려입고 온 친구들 옷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해서 식 전날엔 아래와 같은 공지를 올렸었다.


또, 결혼식은 식사 후 에프터 파티를 진행을 했고, 그 이후 뒤풀이까지 기획을 했으며, 그것에 대한 정보도 업데이트를 하면서 갱신했다.

에프터 파티와 뒤풀이도 정말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오늘은 모바일 청첩장에 관한 글로 마무리할 테니,

다른 상세한 내용들은 다음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셀프웨딩 시작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