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하나님 시점>

〔소설〕동주의 도(道)

by going solo


만약 내가 전지 하다면

사람의 생사화복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전능자라면

동주처럼 미숙하고

지 앞가림도 못하는 미련한 사람에게

무엇보다 어리고 어린 사람에게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그런 생명을 책임지라고

떠맡기진 않을 거 같아요.


그런데도

그런 일을 감행하신 님은

사실은 전지한 게 맞고 전능하시다니

미련한 나는

결코 헤아릴 수 없는

계획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나에게 나도 모르는

그 귀한 사람도 믿고 맡길

뭔가가 있는 건가.


여튼

무를 수는 없을 거 같으니

해보려고요.


무엇을 해야

엄마로 준비될 수 있을까.

결국

자식을 키워 본 적 없이

시작하는 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 일거 같은데.


생각해 보면

누구든 완벽하게 준비돼서 엄마가 되는 건

아닌 거 같기도 해요.

부딪쳤을 때

나처럼 얼떨결에 받아놓고

그때부터 해도

안 될 건 없을 거 같아요.

그냥 같이 크면 되지 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송곳구멍처럼 작은 그 틈으로라도

빛이 들어오겠죠.

그것 따라갈게요.


정신 차리고

마음 가다듬어

어쩌면 ‘서동주’라는 사람의 본질조차 바뀐 거 맞죠?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됐어도

말하자면 엄마가 됐으니

뭐든 아이랑 할게요.

공부도 아이랑 하고

학교도 아이랑 다니고

엄마로서 내 꿈도 꼭 이룰 거고요

그게 뭐가 됐든, 무엇을 하든

나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과

내가 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도

잊지 않을게요.


하지만

아이에게

내 인생을 걸거나 그래서

희생 같은 건 안 하려고요.

나로서,

동주로서 당당하고

행복하려고요.


행복하려면 그래야 하는 거구나,

엄마를 보면 알 수 있게 해 줄 거예요.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될게요.


그래서 어느 날

엄마,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이 멋진 세상에서

살 수 있게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가 말해 주는 거

듣는 게

엄마가 된 동주의 소망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제게 보내 주신 아이의 이름은

남자아이면 ‘도’고요

여자애면 ‘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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