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하나님 시점>
〔소설〕동주의 도(道)
by going solo Oct 28. 2023
만약 내가 전지 하다면
사람의 생사화복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전능자라면
동주처럼 미숙하고
지 앞가림도 못하는 미련한 사람에게
무엇보다 어리고 어린 사람에게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그런 생명을 책임지라고
떠맡기진 않을 거 같아요.
그런데도
그런 일을 감행하신 님은
사실은 전지한 게 맞고 전능하시다니
미련한 나는
결코 헤아릴 수 없는
계획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나에게 나도 모르는
그 귀한 사람도 믿고 맡길
뭔가가 있는 건가.
여튼
무를 수는 없을 거 같으니
해보려고요.
무엇을 해야
엄마로 준비될 수 있을까.
결국
자식을 키워 본 적 없이
시작하는 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 일거 같은데.
생각해 보면
누구든 완벽하게 준비돼서 엄마가 되는 건
아닌 거 같기도 해요.
부딪쳤을 때
나처럼 얼떨결에 받아놓고
그때부터 해도
안 될 건 없을 거 같아요.
그냥 같이 크면 되지 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송곳구멍처럼 작은 그 틈으로라도
빛이 들어오겠죠.
그것 따라갈게요.
정신 차리고
마음 가다듬어
어쩌면 ‘서동주’라는 사람의 본질조차 바뀐 거 맞죠?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됐어도
말하자면 엄마가 됐으니
뭐든 아이랑 할게요.
공부도 아이랑 하고
학교도 아이랑 다니고
엄마로서 내 꿈도 꼭 이룰 거고요
그게 뭐가 됐든, 무엇을 하든
나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과
내가 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도
잊지 않을게요.
하지만
아이에게
내 인생을 걸거나 그래서
희생 같은 건 안 하려고요.
나로서,
동주로서 당당하고
행복하려고요.
행복하려면 그래야 하는 거구나,
엄마를 보면 알 수 있게 해 줄 거예요.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될게요.
그래서 어느 날
엄마,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이 멋진 세상에서
살 수 있게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가 말해 주는 거
듣는 게
엄마가 된 동주의 소망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제게 보내 주신 아이의 이름은
남자아이면 ‘도’고요
여자애면 ‘향’이에요.
다음 글
<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