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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Nov 30. 2023
두 번째 붉은 태양
《 두 번째 붉은 태양 》
- 후나사키 이즈미
작가님
-
주인공인 나루세 하야토는 오른쪽 다리가 무릎
아래로 15cm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 이유는 암의 일종인 유잉육종(Ewing sarcoma) 때문.
유잉육종(Ewing sarcoma)은 뼈에 생기는 암의 일종이다.
그래서 오른쪽 다리는 의족이다.
중학교 2학년으로 육상부이고, 달리기를 무척이나
좋아해 초등학교 때는 시 대회에서 5위를 한 바가
있다. 이런 본인에게 오른쪽 다리는 잘라져서
화장장에서 불태워졌다. 뼛가루가 되어 돌아온
오른쪽 다리는 본인이 사망하면 함께 관에 넣을
거라고 했다.
없는 발목이 아파왔다. 말도 안되는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손이나 발을 절단한 뒤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아플 때가 있다. 실제로 없어진
부위가 아플 수는 없으니까, 이 통증은 마음과
뇌가 만들어 낸 "환상통".
무릎부터 아랫부분이 없는 창문에 비친 모습은
한없이 낯설기만 해서 공포를 느꼈다.
창문에는 한 다리가 없는 기묘한 소년의 형상이었다.
6월 중순쯤에 열리는 "간토 패러애슬리트(para-
athlete) 육상 경기 대회".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찌푸린 날씨가 이어졌다.
의족은 물에 약하다. 물에 젖으면 금속 부품에
녹이 스니까 꼭 우산을 써야한다.
의족과 물은 상극이다.
육상대회를 위해 연습에 들어갔다.
의족으로 줄넘기를 왼쪽발 100번,
오른쪽발 100번 뛸 수 있게 연습해야 했다.
의족으로는 수직을 유지하기도 어렵고
의족에 똑바로 힘이 가해지지 않아서
앞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 휘청거렸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성공!
다음으로 스타트 연습.
스타트 직후에는 자세가 불안정하다 보니,
첫 한 발째를 의족으로 박차고 나오는 것이
꽤 어려웠다. 실전모드에 돌입하여 연습도
주1회에서 주2회로 늘렸다.
의족으로 점프할 때마다 몸이 좌우로 흔들려서
미세하게 지그재그로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을 향해 일직선으로 점프할 수 있도록 연습을 반복했다.
덕분에 쓸데없는 움직임이 줄어 기록이 조금 빨라졌다.
또 달릴 때 팔을 더 크게 휘두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것은 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개선했다.
금세 대회 당일이 되었다. 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나루세 하야토님이 등장하자
관중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환호성을
듣는 순간, 불안감은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자신감이 솟아났다.
'부탁이야, 지금 의지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힘내라!' 이렇게 몇번이고 반복해서 의족에게 말했다.
모든 희망을 의족에게 걸었다. 가슴이 큰 소리를
내며 뛰었다. 쿵!쿵! 심장 소리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반가운 감각이 온몸을 감쌌다.
기분 좋은 두근거림. 다른
데서는 절대 느낄수
없는 스타트 직전의 고양감. 가슴의 고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탕! 메마른 총성이 하늘 가득
울려 퍼졌다. 몸과 의족이 하나가 된 기분이다.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아직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다리의 회전수를 올렸다.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석의 박수 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결승선 들어오기 직전에 넘어졌지만 최고로
멋진 날이었다.
☞
좌절과 시련을 겪었지만 목표를 향해 뛰는
뭔가 감동의 물결이 그려지는 듯한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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