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온것일까
벌써 스페인 땅을 밟은지 7일 째이다.
마치 엊그제 여기 도착한 것처럼 난 아직 이곳이 어색하기만한데..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너무 즐거우면서도, 긴장되면서도, 어색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가도, 갑자기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언갈 새로 시작할 때 항상 겪는 과정임을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쉽지 않은 것 같다.
한국과 달라 모든게 불편하다고 느껴질 때에는 이런 생각도 든다.
“대체 내가 뭘 얻으려고 여기까지 왔을까”
“난 뭘 원했던걸까, 그리고 내가 그걸 얻을 수 있을까”
3살 수준의 스페인어 실력으로 인해 대화할 사람이 없다보니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외롭지만 외롭지 않았다. 사회적으론 외로웠지만 내면적으로는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답을 얻은 것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일주일간 나에 대해 느낀 것은, 나는 생각보다 더 익숙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스스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해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익숙함이 보장되는 환경에서의 도전이었다.
직업 또한 20살부터 해왔던 수학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해왔는데, 정말 이 일이 너무 좋아서라기보단 (물론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만..) 내가 잘할 수 있고 계속 해와서 익숙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학원을 개업했을 때에도 나에게 익숙한, 그리고 내가 잘 알고 있어서 절대 실패할 일 없는 내가 살던 동네에 작게 개업을 했다. 익숙함이 보장된 안전한 환경 안에서의 한정된 도전을 했던거지.
수학 가르치는 일 말고다른 일을 하고 싶었을 때에도 난 완전히 맨바닥에 헤딩은 좋아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했을 때의 초반의 미약함과 불안함을 견디기 싫어서였다.
도전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반쪽짜리 도전의 용기만 있었달까.
(주변에서는 대단히 겁도 없다며 날 놀라워한다. 하지만 내 눈에 나는 겁쟁이이다. 흑흑)
그래 맞아, 나 제대로 된 용기를 얻으러 여기에 온거다 !!
필연적으로 견뎌야만 하는 초기의 불안과 긴장, 모호함, 이것을 견딜 용기를 갖고 싶었잖아.
그래서 일부러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왔잖아. 사서 고생하고 싶어서 온거 맞잖아.
이 용기까지 얻으면 내가 정말 강해질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내면의 강함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고 싶다.
아직 스스로 너무 연약한 인간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 나 이거 배우러 온거다.
산전수전 겪으러 온거 맞으니까 이 고생도 즐겨보자 !
잘 기록해두자, 기록만이 남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