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더(Hoarder) 챕터8 청소

by 이지혜Emily

챕터8 청소


엄마는 일 년에 네 번 정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해가 바뀔 때마다 대청소를 하였다. 주로 엄마는 바닥을 무릎을 꿇고 기어다니며 “아휴, 더럽다. 더럽다” 한탄을 내뱉으면서 구석구석 방바닥을 닦았는데 아버지는 “쓰레질을 해! 왜 걸레로 바닥을 닦나! 나원 참”하고 답답해하며 엄마를 나무랬다.


엄마가 바닦을 닦는 동안 나는 열성적으로 물건들을 정리했다. 어릴 적 내 정리 정돈은 엄마가 어디서 얻어 온 철제 앵글 선반에 부엌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정리하는 동안 나는 그 물건들을 다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다시마, 미역, 오징어, 북어, 각종 짱아찌, 산삼같이 생긴 약재들, 호박씨들, 옥수수수염들, 각종 담근 술들, 농기구들, 작은 공구들 그리고 이름 모를 각종 부엌 용기들이 그것이었다.


종류는 각각 가지각색이었는데 엄마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은 것들이었다. 나는 엄마한테 “엄마, 이건 뭐야?”라고 일일이 모르는 것은 물어보며 차곡차곡 선반 칸에 쌓아나갔는데 틈새를 활용하고 생긴 모양대로 눕히고 세우고 끼우고 하면 차곡차곡 맞아 들어갔다. 마치 테트리스처럼.


테트리스가 끝나면 나는 버려도 될 물건들을 모았다. 그러나 엄마는 결코 내가 모아놓은 물건들을 버린 적이 없다. “이건 왜, 다 쓰는 물건들인데, 얘는! 왜 이러니?” 엄마는 내가 정리해놓은 쓰레기들을 다시 정리가 끝난 선반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놓고는 나를 나무란다.


“진짜 쓰레기들”은 엄마가 버려도 되는 물건인지 아닌지 몇 번이고 확인을 거듭하고나서야 쓰레기봉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나가는 쓰레기는 극히 작았으며 드물었다.


그래도 정리를 하고 나면 집안이 조금은 말끔해진다. 나는 ‘속시원하다’고 손을 탁탁 털고 나서 밟고 올라섰던 의자에서 내려온다. 내 노력에 대한 응답으로 조금은 깨끗해진 부엌과 차곡차곡 정리된 선반을 감화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다음 번 청소때는 더 정리해야지” 나는 집안 물건들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는 자러 들어갔다.


-이지혜(이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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