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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Dec 20. 2022

교주의 신부

사이비 2세로 살아온 대표의 비밀 공유 CH.8


계시를 받아 미국 교회 전체를 투어 하러 온 한국 계시자가 잠시 우리 교회에도 일주일 머물고 있었다. 


이때, 계시를 받는 게 유행 같이 퍼졌는데, 이 사람 저 사람 다 계시를 받는다고 안간힘을 쓰곤 했다. 

계시를 받은 사람들은 조금은 신격화가 되기도 했고 교주에게 계시를 인정받으면

스타 대접을 받기도 했다. 


번외지만 우리 아버지의 친구였던 목사님은 이 전에 교주는 사이비라며 교회를 떠났는데

계시를 거짓말로 적어서 교주에게 보냈는데 진짜 주님이 계시를 준 게 맞다며 답장이 왔다고 했다. 



미국에 온 계시자는 주일 예배가 끝나고 나를 조용한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써니 님, 제가 어제 꿈을 꿨어요. 써니 님이 흰 드레스를 입고 교주님과 결혼을 올리고 계시더군요. 

아무래도 방향을 보여준 것 같아요.'



여기서 결혼이라는 건 영적인 결혼을 말한다.

우리 종교에서는 예쁜 여자들은 대부분 영적인 결혼을 하고 평생 처녀로 살게 된다.


이런 처녀들은 교주들의 특별한 사람이 되는데, 매달 돈도 나온다고 했다. 


이런 특별한 신부들이 목사도 되고 교주가 구해주는 집에서 모여 살기도 하고

어딜 가든 극진한 대접도 받고 밥도 교인들에게 얻어먹고 그러는 '스타'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선 나는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내용을 전달했고,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시며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날 나는 아버지와 오빠 셋이 대화를 나눴는데

아버지가 믿고 의지하던 목사님들이 다들 교주에게 등을 돌렸고 그 이유를 말해줬다고 했다.

그리고 교주와 신부들이 어떻게 서로 '사랑'을 하는지 몰래 찍은 영상을 봤다고 했다. 


아버지는 평생을 진리라고 믿어온 곳이 다 거짓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으셨고

또 이곳에서 아들과 딸을 키워왔다는 것에 큰 상실감을 느끼셨지만

과거를 돌릴 순 없으니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할 것 인지 우리는 어머니 몰래

매일 의논을 했다. 



어머니는 신실하시다, 아버지가 영상을 보여줬음에도 포토샵이라면서 믿기를 거부하셨고

울면서 금식기도를 하시기 시작했다. 


우리 셋은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되어 거짓말을 하고 믿는 척하며 매주 교회를 나갔지만

우리는 어머니를 위한 연기일 뿐 더 이상 믿지 않았다. 



그렇게 나, 오빠와 아버지는 마음속의 사이비 종교와의 고리를 끊게 되었다. 


너무나도 후련했지만 한편으론 또 겁이 났다. 



'혹시 정말 만약에라도 내가 틀린 거면 어떡하지, 교주가 진짜 예수면 어떡하지.'



17년을 세뇌당한 나는 확실한 증거를 봤음에도 혼란스러웠다.


혹시라도 자는 사이에 사탄이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가면 어떡할지

귀신이 드는 건 아닌지,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죽는 건 아닐지


매일매일이 지옥과도 같았고, 혹시라도 교주가 진짜 일시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마음이 불안했다. 


다른 평범한 사람이 보면 너무나도 웃기겠지만

평생을 진리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거짓이 되어도 

노력해야지만 벗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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