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소개 [출처] 네이버 영화
저 마코토에게는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어요. 타임리프라고 하는 능력이죠. 어느 날 우연히 그 능력을 가지게 됐어요. 카즈야 이모 말에 따르면 내 또래 여학생들에게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더군요. 아무튼 그 능력 덕택에 학교 성적도 좋아지고, 지각도 안 하고 잦은 실수도 훨씬 줄어들었어요. 세상만사가 다 내 손안에 있는 느낌이었죠. 친한 친구인 고스케와 치아키도 저의 변화가 싫지 않은 것 같아요. 매일 셋이서 야구놀이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런데 느닷없이 치아키가 저에게 고백을 하는 거예요."마코토, 나랑 사귀지 않을래?" 전혀 남자로 보이지 않던 녀석인데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어떻게든 그 고백을 없애기 위해 다시 과거로 돌아가 결국은 그 고백을 듣지 않게 되었어요.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일이 점점 꼬여만 가요. 친구인 유리와 치아키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걸 지켜보려니 마음만 씁쓸하고, 고스케를 짝사랑하고 있던 후배 여학생의 고민상담까지 받은 저는 어떻게서든 두 사람을 이어 주기 위해 과거에서 현재로 몇 번을 오갔는지 몰라요. 게다가 제가 당할 뻔한 사고를 대신 고스케가 당하는 불상사까지… 타임리프로 사람의 마음을 내 멋대로 바꾼 벌을 받고 있나 봐요. 전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요?
위의 세 가지 키워드 모두 매우 역동적인 운동이다. 마코토는 등하교할 때 매번 자전거를 사용하고, 하교 후엔 항상 치아키, 코스케와 함께 야구를 한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향할 때도 그냥 눈 깜빡하고 시간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달려서, 강에 뛰어들어서, 절벽에 뛰어내려서 타임리프를 한다. 야구와 자전거는 청춘을 표현하기 위한 상징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 시간을 ‘달려서’ 타임리프를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 돌아간 건 너 자신.
마코토의 이모가 그녀에게 해준 말이다. 결국 과거에 가고 싶다면 내가 과거로 뛰어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럼 미래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돌아가고 싶다면 시간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시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면 우리는 뛰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현재에 머무는 것과 같다. 야구를 하는 것도, 자전거를 타는 것도 모두 미래로 가는 행위라 생각했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과 함께 달리고 있다.
그린 화가도, 미술적 가치도 밝혀지지 않은 그림을 복원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백 년 전 큰 전쟁과 기근이 이어지던 시대에 그려진 것’ 마코토의 이모는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부드러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하며 감탄했다.
예술을 한다는 자체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우리는 음악을, 미술을, 문학을 뺏길 때 정말 짐승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것들은 오직 인간들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정말로 빼앗겼을 때는, 다시 온전한 세상이 와도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짐승이 되어버린 인간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을 한다는 건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함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도 그런 희망이 있었기에 미래가 불확실한 끔찍한 상황에서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 갇힌 사람은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과 같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는 치아키를 상징한다. 치아키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그림을 한 번만이라도 보기 위해 과거로 향하는데, 결국 그 안에서 갇히게 된다. 치아키는 이런 말을 한다. ‘돌아가야 했는데 어느새 여름이 되어 버렸어.’ 행복했던 과거에 휩싸여서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모두 과거에 갇힌 사람들이다.
위에서 그림의 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치아키는 미래에 그림은 사라졌다고,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림이 희망을 상징한다면, 치아키는 미래에 희망을 잃어버리고, 과거로 도망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과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미술관에 가지만, 아직 복원 중이라 그림은 볼 수조차 없었다. 그림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국엔 그곳에 갇혀 버리고 만다.
마코토는 이제 곧 떠나는 치아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 그림은 미래에 가서 봐. 없어지지도 불타 지도 않을 거야. 네가 사는 시대에도 남아 있도록 어떻게든 해볼게.’ 마코토가 과거이자 현재이고, 치아키가 미래를 상징한다면 굉장히 뜻깊은 말이 된다. 희망이 사라져 버린 미래에 대해 마코토는 긍정을 표현한다. 네가 다시 살던 시대에 돌아가게 되더라도 그림(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이다. 결국 좋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현재 머물러 있는 사람의 몫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에 치아키는 ‘잘 부탁해’라고 답한다. 결국 좋은 미래로 가는 것도,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도 현재의 일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ost가 아닐까 한다. 특히 가사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겹치면서도 하나의 독립적인 스토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어요.' 이 노래 가사 중 한 구절이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그에 따라 세상은 우리가 변할 것을 강요한다. 그런 현실에 허무함을 느끼고 지금 있는 것만을 꽉 쥐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트라우마로 인해 과거에 갇힌 사람도, 미래로 나아가길 두려워하는 사람도 모두 마찬가지다. 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는 이 가사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위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부서지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반드시 있다고.
모양이 없는 것을 껴안고 있었어요.
가사 속 한 구절이다. 그것이 모양이 없는 이유는 우리의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다. 사라졌지만, 사라진 게 아닌 것도 분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