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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12. 2024

고난의 날 가운데 그분을 부르며 도움을 청하는 말씀

<완전한 공시생> 제4부 일기장(2016) - 10 공시생 살려주세요


제4부 일기장(2016) - 10 공시생 살려주세요(시 50:15)


고난의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시편 50:15, 킹제임스 흠정역)



‘하나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힘겨운 하루를 겨우 버텨낸, 지친 몸을 누이며 나는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기력을 다해 하나님께 살려달라며 혼잣말을 속삭여본다. 사실상 구조요청이나 다름없는 나의 속삭임. 공무원 시험이 대체 뭐라고 이렇게나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하고 괴로울 뿐인 건지…….


문제는 내일도 오늘처럼 고통스러운 수험의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다. 젠장. 오늘도 겨우 버틴 거나 다름이 없는데……. 몸은 이렇게나 지치고 피곤한데 힘겨운 내일이 올까 잠조차 편히 청하지 못하겠다.


그렇지만 어서 자야만 한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아버지가 일어나시기 전 미리 집에서 나올 수 있으니까. 만약 늦게라도 일어났다가 아침에 아버지랑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분명 나를 보며 한숨부터 먼저 쉬실 게 뻔한데. 그 한숨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일찍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몸이 이렇게나 지쳐있는데 오늘따라 쉽게 잠들지 못하겠다. 몸이 너무 피곤하면 잠들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던데 지금 내 상태가 그런가보다. 심지어 배까지 너무 고프다. 배고프니까 더 잠이 안 오는 거 같다. 뭐 하루에 먹은 음식이 고작 삼각김밥 두 개뿐이니 배가 고플 수밖에…….


그러고 보니 오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배가 너무 고파 물배라도 채워보려 정수기를 자주 들락거렸더니,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는 내가 정신사납게 한다며 주의를 줬다. 정말 죄송했다. 그간 정수기를 드나든 나의 행동이 나도 모르게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었나보다.


아, 잠이 너무 안 온다. 잠을 못 드니 괜히 온갖 잡생각들이 떠오른다.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던 친구A녀석이 문득 생각난다. 친구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 대놓고 나를 부모님 등골이나 빨아먹는 등골 브레이커라고 조롱한 바로 그 녀석.


내가 그 단톡방을 나간 이후로는 따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아 녀석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게 위로는커녕 상처나 준 그 잘못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말이다.


콜록콜록. 어? 설마 감기기운이 있는 건가?? 찬바람이 몰아치는 운동장을 괜히 서성이는 게 아니었는데! 아까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다가 우리 집 거실창문이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나는 아버지가 잠드신 이후에나 집에 들어가려고 시간 좀 떼우려 근처 운동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게 문제였다. 


감기까지 걸리면 정말 답이 없는데…… 괜히 눈물이 난다. 근데 흐르는 눈물을 닦을 힘도 없어 그냥 눈물이 흐르게 내버려둔다. 하나님, 지금 제 모습이 보이시죠? 눈물조차 닦기 힘들 정도로 지치고 지친 저의 이 모습이 말이에요. 하나님, 제발 저를 외면하지 말아주시고 저를 이 고난 가운데서 건져주세요!



고난의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시편 50:15, 킹제임스 흠정역)



어두컴컴한 방에 외로이 흘리는 눈물과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이 ‘작은 부르짖음’이 제발 응답되어, 다가오는 2017년에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공시생의 고난 가운데 구출되기를, 꼭 공무원이 되어 지금 나와 같이 어려움에 처한 공시생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하나님께 영광돌릴 있는 삶을 살아갈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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