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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24. 2024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102 파도타는 직장인

[직장인 책 추천] 부자들의 멘토(정미경, 오두환)


“살다 보면 언제든 위기는 찾아올 수 있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시대적 위기일 수도 있고, 개별적인 위기일 수도 있다.”


“인간이라면 위기 앞에서 도망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첫 위기에서 눈앞의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기를 맞으면, 주저앉지 말고 그것을 기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라.”


“마치 밤이 되어 어둠이 짙어지면 별은 더 밝게 빛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도 어려움은 새로운 기회를 비춰줄 수 있다.”


“모든 이는 삶의 파도를 타고 전진한다.”



‘어, 어떡하지! 영희 씨가 우리 팀으로 오다니? 그것도 내 옆자리라니??’


최근 우리 팀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팀에 있던 몇몇 직원들이 우리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그중에 영희 씨도 있었다. 그런데 하필 내 옆자리가 비어있던 지라 영희 씨 자리가 내 옆으로 배치되었다.


“오랜만이에요 세평 씨. 잘 지내셨어요?”


“아… 영희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세평 씨하고는 작년에 같이 잠깐 일한 적은 있지만 같은 팀에서 일하게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쵸?”


“그, 그러네요. 하하하….”


크, 큰일이다. 입사 후의 최대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해야만 하지? 이러다가 만약 영희 씨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걸리기라도 한다면…….


아마 작년 이맘때쯤일 거다. 당시 회사 프로젝트 건으로 여러 팀들과 몇 주간 함께 협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영희 씨를 처음 만났었다.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영희 씨를 보자마자 나는 첫눈에 반했었다. 심지어 그녀가 배려있고 상냥한 사람이란 걸 같이 일하며 알게 된 나는 영희 씨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영희 씨 팀과 협업이 끝나갈 무렵 나는 영희 씨에게 데이트신청을 하려고 했었지만, 내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고 또 겁쟁이었던지라 쉽사리 용기를 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회사동기인 철수가 영희 씨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였고, 둘은 사귀게 되었다.


둘이 커플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철수보다 먼저 영희 씨에게 데이트신청을 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당시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을 지금에 와서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 없겠지만…….


그렇게 너무나도 좋아했던 영희 씨를 나는 잊어야만 했고,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나는 영희 씨를 향한 마음을 여전히 묻어두질 못하고 있다. 아니, 애인이 있는 사람을 아직도 짝사랑하고 있다니… 이런 내가 그저 한심하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영희 씨와 팀이 달랐던지라 프로젝트 협업 이후에는 회사 내에서 마주칠 일이 별로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던지라 그간 짝사랑하는 사람 입장치고는 직장생활에 불편함은 없었는데… 이제는 매일 영희 씨를 보면서 일을 해야만 하는 이 상황을 과연 내 마음이 감당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벌써 12시가 다 되었네? 다들 식사하러 가시죠.”


응? 벌써 12시라고?? 오전 내내 혼란스러웠던 탓일까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어휴, 머리는 또 왜 이리 지끈거리지? 아무래도 점심 밥이 온전히 넘어갈 것 같지 않던 나는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가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회사 밖으로 나가는 나를 갑자기 경비아저씨가 붙잡았다.


“세평 씨, 잠깐만! 택배 왔던데 택배 좀 찾아가.”


“택배요?”


아아. 무슨 택배인지 알겠다. 얼마 전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계정으로 정미경, 오두환 공동 저 <부자들의 멘토> 신간도서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제안 메일을 받고 참여하겠다고 답신을 보냈었는데, 마침 그 책이 온 거 같다.


여태껏 서평단이란 걸 한 번도 참여해본 적은 없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광고의 8원칙>, <오케팅> 베스트셀러 저자 오두환 작가님의 신간도서의 서평단 모집이었기에 나는 고민 없이 수락했었다.


카페로 이동한 나는 <부자들의 멘토>를 한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음… 돈이 보이는 명품 코치? 제목과 부제를 보니 무언가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인 거 같다. 에휴~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은 부자되는 방법이 아니라 사내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인데…… 앗,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아무튼 뭐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살다 보면 언제든 위기는 찾아올 수 있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시대적 위기일 수도 있고, 개별적인 위기일 수도 있다.”


“인간이라면 위기 앞에서 도망치고 싶은 게 당연하다.”


책을 읽어가던 중 나는 책 속에 등장하는 ‘위기’라는 단어에 계속 눈이 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영희 씨가 내 옆자리로 오게 되면서 내게 닥친 위기(?)가 자꾸 생각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에고, 인간이라면 위기 앞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게 당연하다는 이 책 속 문구가 왜 이리 공감이 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첫 위기에서 눈앞의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기를 맞으면, 주저앉지 말고 그것을 기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라.”


으응? 그런데 눈앞의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고?? 뭐 나도 어디서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다만, 근데 그게 말이야 쉽지!


무려 1년이란 시간동안 어떻게든 잊어보려고 해도 결국 잊지 못한 영희 씨를 오늘부터 회사에서 매일, 하루 종일 보게 생겼는데! 게다가 철수 녀석이라도 놀러와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라도 본다면… 어휴, 정말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은데 말이다. 이런 나보고 도대체 무슨 수로 정면승부를 하라는 것이냐고…….


그런데 주눅이든 나를 책이 알아주기라도 하는 건지 <부자들의 멘토>는 내게 다음 문장을 보여주며, 지금 내게 닥친 위기는 분명 새로운 기회를 비춰줄 따뜻한 길잡이별이 될 거라며 토닥토닥 위로해주었다.


“마치 밤이 되어 어둠이 짙어지면 별은 더 밝게 빛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도 어려움은 새로운 기회를 비춰줄 수 있다.”


“모든 이는 삶의 파도를 타고 전진한다.”


모든 이는 삶의 파도를 타고 전진한다라… 그, 그래! 어쩌면 지난 1년 동안 영희 씨를 잊지 못했던 건 내가 제대로 영희 씨를 마주하려 하지 않고 그저 겁을 내며 피하려고만 했던 내 모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이제는 영희 씨라는 위기의 파도를 나는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해야 하지 않을까?


조, 좋아! <부자들의 멘토>가 내게 용기를 주는 군!! 영희 씨와 매일 마주보며 일할 수밖에 없는 이 위기라는 파도에 올라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영희 씨를 잊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겠어!!


그렇게 점심시간에 만난 <부자들의 멘토>의 위로에 힘입어 나는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사무실로 돌아가던 중 나는 마침 저 멀리서 영희 씨가 박스 하나를 들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전 사무실에 있던 개인 짐들을 박스에 담아 옮기는 중인 거 같은데…….


근데 짐들이 꽤 무거워보였던지라 아무래도 영희 씨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바로 영희 씨에게 달려가 박스를 대신 들어주었다.


“여, 영희 씨! 무겁지 않으세요? 제가 대신 들어드릴게요!”


“어? 고마워요 세평 씨. 제가 들어도 되는데…….”


“하하하. 어차피 영희 씨하고 저는 이제 가는 길이 같아졌잖아요. 같은 사무실에 그것도 바로 옆자리요.”


“히히. 그러게요. 사실 갑자기 팀이 바뀌게 되어서 그런지 새 팀에서 일한다는 게 좀 걱정되긴 해요. 그래도 작년에 같이 일했던 세평 씨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네요!”


“어, 진짜요? 저 때문에 마음이 놓이신다니! 앞으로 영희 씨가 우리 팀에 적응하실 수 있도록 제가 도울 테니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정말요? 감사해요 세평 씨.”


“그나저나 영희 씨가 이렇게 무거운 짐을 혼자 옮기고 있는데 철수 이 녀석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대요? 철수 걔 영희 씨하고 같은 층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어요? 와서 영희 씨 짐도 좀 들어주고 그래야하는데 참나!”


“네? 어…… 철수 씨는 몇 개월 전에 지방으로 발령 나서 지금 본사에는 없어요.”


“아, 진짜요? 같은 동기인데 제가 너무 철수에게 무관심했었군요. 그나저나 지방발령이라면 주말에밖에 못 보시겠군요. 장거리연애라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저 철수 씨랑은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어요.”


“네?? 죄, 죄송해요!! 헤어지신 것도 모르고 제가 무심코 막말을…….”


“아, 아니에요. 세평 씨하고 만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보니 서로 근황을 몰랐던 게 당연하죠. 히히. 괜찮아요.”


영희 씨가 헤어졌었구나. 그래, 그랬었구나…… 자, 잠깐? 아까 <부자들의 멘토>에서 분명 눈앞의 위기는 피하지 말고 분명 정면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고 했지?! 그렇다면 영희 씨를 향한 나의 짝사랑에 대한 정면승부를……!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입니다. 언제나 직장인 여러분들을 책으로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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