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관리와 다이어트
안녕하세요. 브랜드와 소비자에 대해 연구하는 연세대 김병규입니다. 저는 브런치와 같은 [긴 글 공간]이 가진 가치와 힘을 믿습니다. 이곳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서 - #호모 아딕투스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플랫폼 제국의 탄생과 브랜드의 미래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감각을 디자인하라)
지금까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지출을 관리하는 것이 다이어트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낀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출을 관리하는 것과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둘 사이의 공통점들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지출 관리는 지출하는 돈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고, 다이어트는 섭취하는 칼로리의 총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2. 줄이면 삶의 즐거움도 함께 줄어든다.
음식은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음식 섭취를 줄이면 삶의 즐거움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소비도 사람들의 삶에 큰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합니다. 소비를 줄이면 삶이 즐겁지 않고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3. 무작정 줄이려고 하면 실패한다.
무작정 밥을 굶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대부분 실패를 하게 됩니다. 음식이 주던 즐거움이 사라지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출을 무작정 줄이게 되면 삶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우울해집니다. 지속적인 지출 관리를 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4. 단기간에 줄이게 되면 요요 현상이 일어난다.
무작정 굶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많은 살을 빼게 되면 요요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이어트 기간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중단하기 시작하면 고통에 대한 보상으로 오히려 음식 섭취가 전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출 관리도 무작정 지출을 줄이는 일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나는 일이 생기게 되면 고통에서 해방된 기쁨과 보상 심리로 오히려 돈을 낭비하게 되기 쉽습니다.
5. 줄이면서도 즐거움이 유지되어야 한다.
오랜 기간 다이어트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섭취하는 칼로리의 총량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칼로리는 낮으면서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음식을 찾아내야 합니다. 자신만의 다이어트 음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지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적은 비용으로도 큰 행복을 주는, 즉 소비 연비가 높은 지출을 찾아야 합니다.
6. 습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기간 체중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고통스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식습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칼로리는 낮으면서도 입 맛에 잘 맞고 즐거움을 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지게 되면 다이어트는 힘들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됩니다. 지출 관리도 소비 연비를 기준으로 지출을 하는 습관이 형성되면 지출 관리가 어렵거나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지출을 줄이며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4회에 걸쳐서 소비 연비 개념과 소비 다이어리 작성법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기초편'에 해당합니다. 다음 회부터는 '심화편'을 시작합니다. 심화편에서는 마케팅과 심리학 연구에 기반해서 [소비 연비를 높이는 기술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소비 다이어리 작성을 시작하고, 소비 연비를 높이는 기술들을 잘 익히게 되면 효과적인 지출 관리가 가능합니다. 지출 관리가 습관화되면서, 힘들지 않게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다이어트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소비 연비를 기준으로 지출 관리를 하고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행착오 과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효과적으로 지출을 관리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늘 돈이 부족하다는 느껴왔던 삶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행복해지려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값비싼 물건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고,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온전히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돈을 버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돈이 적다고 행복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소비 연비를 잘 이해하고 실행하면 적은 돈으로도 큰 행복을 얻으며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한 2022년 12월 기준으로 "소비 연비", "돈의 연비"라는 단어는 구글, 네이버, 다음 등에서 전혀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이 글이 "소비 연비", "돈의 연비"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곳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