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이것이 최근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 말이다. 자유를 갈망하고 해방되는 것은 어릴 적 꿈이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나이가 들고 현실의 벽에 마주할수록 사람은 본인 스스로를 가두며 자유와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우연히 마주한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은 자유의 형상을 띠고 있었다. 사람들은 멜로디와 리듬에 취해 춤을 추고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며 포옹을 했다. 재즈는 나의 철창을 부셨다. 그리고 뮤지션의 정열은 진정한 자유에 가장 가까운 곳에 우리를 데리고 간다.
이 거리는 관광객보다 로컬들이 더 많은 곳이며, 재즈 공연장인 필모어(The Filmore)를 중심으로 거리 전체가 쇼핑, 레스토랑, 부티크샵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일 년에 딱 이틀만 진행하는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은 1986년에 시작되었지만, 필모어 스트리트는 1940~50년대부터 재즈 클럽, 블루스 바 등 다양한 공연장이 모여 유래가 깊은 재즈의 거리이다. 특히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찰리 파커(Charlie Parker) 등 거장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하곤 했다.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은 당시 재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지구의 많은 역사적 장소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 역사적 유산들을 기리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재즈 페스티벌에 오면 단순 라이브 공연뿐만 아니라 지구의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상기시킬 수 있는 이벤트, 지속가능한 패션, 전통 작물 패션 등을 플리마켓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은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과 가장 가까운 주말에 이틀간 진행된다. 샌프란시스코를 7월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역사적 문화 행사이다
푸드트럭도 질비해 있어서, 무료 라이브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미국은 원래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규제가 있지만, 재즈 페스티벌 현장 내에서 판매하는 주류는 페스티벌에서 마실 수 있다.
재즈는 19세기 후반부터 미국 남부에 위치한 뉴올리언스에서 발전했다. 재즈는 초기부터 독창성과 자유로운 표현을 중시했으며, 이러한 특성이 즉흥 연주(Improvisation)라는 재즈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재즈 연주자들은 실시간으로 음악을 창조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즉흥성이 재즈를 특별하게 만들며, 연주자마다의 개성과 감정을 연주에 담아낼 수 있게 된다.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재즈 뮤지션들은 제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음악 속에서 자유를 찾았다.
전설적인 재즈 가수인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은 이렇게 말했다.
If you have to ask what jazz is, you'll never know.
재즈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면,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재즈의 복잡성과 본질적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재즈는 그 자체로 느껴야 하는 음악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재즈는 단순한 음악적 구조를 넘어선 경험이자 감정의 표현이며 그것은 자유에 가깝다.
Photo by B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