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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Jan 25. 2023

영감이란 삶이다.

영화 <소울>을 보고

영감이란 무언가를 이루거나 특별한 일을 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문득 삶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무슨 목적을 이뤘기 때문이 아니라 잊고 있었던 삶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삶이란 목적을 이룬다고 해결될 만큼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삶 그자체를 느끼는 과정은 몇초가 될 수 있고 몇 분이 될 수 있다. 피아노를 즐기는 아이가 피아니스트가 되어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피아노를 처음 접한 그 순간의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고자 삶을 살아간다. 


무언가를 이루는 것은 삶을 더 나은 수준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일뿐 그것이 삶 그자체가 되지 못한다. 재즈를 좋아하는 아이가 재즈를 그만둔다고 말해놓고선 결국에 그만 두지 못했던 건 음악에 몰입한 그 순간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잊어버린 이들은 결국 길잃은 영혼과도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목적을 위해 삶의 순간순간을 버릴 순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역시 그 순간순간을 위해서다. 손에 나무 씨앗이 내려앉은 순간, 맛있게 음식을 먹은 순간, 누군가와 즐겁게 떠든 순간, 이런 작은 순간들이 삶을 이뤄간다. 우리는 이미 무수히 많은 영감의 바다 속에서 살아간다.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가의 차이일 뿐 영감을 칮는 것이 삶의 목적 자체가 될 수 없다. 살아가기 위한 준비는 삶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준비가 아닌 삶을 즐기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시인들은 일상적인 삶속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 작곡가나 작사가들도 그들이 경험한 삶 속에서 영감을 받는다. 꾸며진 감정이나 음악이 아닌 삶 그자체 안에서 나온 음악과 시는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목적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살아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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