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동안 브런치를 안 쓴 것에 대한 반성문
쓸 거리가 없었다.
딱히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쓸 게 없기도 했고, 시간 남는 날에는 하루종일 침대에서 넷플릭스만 봤다.
핑계 맞다.
휴대폰 달력 어플을 봤다.
정말 많은 일을 했더라. 여행도 몇 번 갔고, 소개팅도 했고, 새로운 음식도 먹어봤다.
핑계 맞네.
브런치에서 매 달 정기적으로 보내는 알림이 독촉장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브런치 알림도 끄고 따로 세팅해 둔 글쓰기 알림도 껐다.
양심의 가책이 줄어들었다.
사실 이 반성문도 한 달 전에 작성하다 멈춘 뒤 임시저장을 해두었다.
왜?
흥미가 사라진 이유는?
회사 점심시간에, 걸어가는 퇴근길에, 잠들기 전에
글쓰기에 싫증이 난 까닭을 생각해 보았다.
전혀 떠오르지 않아 브런치를 다시 열었더니, 임시저장된 이 반성문이 튀어나왔다.
미완성된 글이지만 맨 위 오른쪽 체크표시를 눌렀다.
“발행” 이 두 글자가 새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흥미가 사라진 이유를 발견했다.
글을 다 완성해야 발행을 누를 수 있다는 혼자만의 법칙을 세워두고는 노심초사했던 것이다.
발행은 글 쓰는 사람 마음인 것을.
글의 맨 마지막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멈추고 싶으면 멈추는 거다.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