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라 Apr 30. 2024

브런치 반성문

7개월 동안 브런치를 안 쓴 것에 대한 반성문

쓸 거리가 없었다.

딱히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쓸 게 없기도 했고, 시간 남는 날에는 하루종일 침대에서 넷플릭스만 봤다.

핑계 맞다.


휴대폰 달력 어플을 봤다.

정말 많은 일을 했더라. 여행도 몇 번 갔고, 소개팅도 했고, 새로운 음식도 먹어봤다.

핑계 맞네.


브런치에서 매 달 정기적으로 보내는 알림이 독촉장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브런치 알림도 끄고 따로 세팅해 둔 글쓰기 알림도 껐다.

양심의 가책이 줄어들었다.


사실 이 반성문도 한 달 전에 작성하다 멈춘 뒤 임시저장을 해두었다.

왜?

흥미가 사라진 이유는?


회사 점심시간에, 걸어가는 퇴근길에, 잠들기 전에

글쓰기에 싫증이 난 까닭을 생각해 보았다.

전혀 떠오르지 않아 브런치를 다시 열었더니, 임시저장된 이 반성문이 튀어나왔다.

미완성된 글이지만 맨 위 오른쪽 체크표시를 눌렀다.

“발행” 이 두 글자가 새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흥미가 사라진 이유를 발견했다.

글을 다 완성해야 발행을 누를 수 있다는 혼자만의 법칙을 세워두고는 노심초사했던 것이다.

발행은 글 쓰는 사람 마음인 것을.

글의 맨 마지막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멈추고 싶으면 멈추는 거다.

내 마음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동네목욕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