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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건 Mar 25. 2024

높고 단단한 것은 크고 굳센 바람을 낳으니

다만 마르지 않을 호수를

때때로 그 어머니는 다시 태어난다

높게 단단하게 더 더 부수어지곤 다시 

세워지는데 어머니는 다시 태어난다

더 큰 바람을 낳아야 하니     


때때로 그 자신은 무너진다

녹슬고 삐걱이는 소리 좇아온 

시간에 그의 사랑은 남아 존재한다

그의 바람은 남아 살아간다     


그의 바람은 커져간다

커지고 커져 또 한 번 커졌음에도 커지는 바람 

우직이 크기를 바란다

바라고 바라건대 얼마든지 커져도 괜찮다 그러니 

크지 않아도 괜찮아 알겠니

크지 않아도 괜찮을 바람     


그는 무너진다 그리고 다시 세워진다 높게 단단하게 더 더

무너진 그에게 불어오는 바람 녹슬고 삐걱이는 소리 좇으면 바람이 있다

그의 바람은 커져간다 커지고 커져 또 한 번 커졌음에도 

아무리 커져도 괜찮은 바람     


돌풍은 들판을 가난하게 만든다

양분을 앗고 수분을 쫓아 병들게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손을 흔들며 반가워 한다     


돌풍을 막을 방벽을 돌풍에도 끄떡없는 작물을

나는 다만 바람에 마르지 않을 호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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