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비록 7기가 밖에 안되지만, 데이터가 남았는데 계속 오버를 하여 요금이 많이 나왔다.
곰곰 생각해 보니 핸드폰을 거의 끼고 살았다.
심지어는 운전하는 중에도 신호에 걸리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았다.
핸드폰 없이는 도무지 생활이 안 되는 사람처럼 되어 있었다.
핸드폰 요금이 아까워서라기보다, 내 생활 패턴이 핸드폰 조급증에 걸려
도무지 차분하게 무언가 할 여유가 없었다.
머리 회전이 빠르지도 않고, 멀티도 안 되는 사람이다 보니 핸드폰에 중독될수록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하지?
일단 핸드폰과 멀어질 결심을 하고, 핸드폰을 안 보면 다른 무언가를 할 걸 찾기로 했다.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핸드폰 보는 거 대신 책 읽기.
대중교통 이용할 때 핸드폰 보는 거 대신 멍하니 차창을 바라보거나
간단히 읽을거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운전 중에는 절대 핸드폰 안 보기.
다른 사람과 미팅 중에 핸드폰 보지 않고 집중하기.
카톡이나 메일을 자주 보지 않고 몰아서 보기.
시도 때도 없이 이어폰으로 듣는 KBS FM 클래식 방송을 이동 중에는 자제하기.
(이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내가 클래식을 워낙 좋아해서)
시도 때도 없는 검색 줄이고 급한 거 아니면 곱씹어 생각해 보거나 패스하기.
(조금 몰라도 사는 데 지장 없다.)
일주일 실천해 보았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었고, 내 생활도 여유가 생겼다.
혹자는 데이터 무제한으로 편하게 사용하지 뭘 그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종일 핸드폭 액정에 머리를 박고 사는 것보다
하늘을 한번 더 보는 게 좋고,
무한 검색으로 아는 정보보다 알고 있는 걸
잊지 않으려고 곱씹어 기억해 보는 게 더 좋다.
망할 놈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 제목은
생각하려 할 때마다 기억이 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 이제는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제 퇴화해 가는 나의 머리로 지혜롭게 살려면 알량하게 갖고 있는 지식이나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며 활용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다는 믿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