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찬 전화

by 프리맨

전화를 받자마자 그 사람의 목소리는 격앙이 되어있었고, 약간 떨리기까지 했다.

조금만 더 나가면 울먹할 기세다.

다행히 나에 대한 분노의 전화는 아니었다.

전화한 사람이 분노하는 사람은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이었고,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마당에 키를 쥐고 있는 나에게 하소연 겸 불만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제삼자인 나로서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선을 긋기도 어려웠다.


그냥 들어주었다.


주최로서 나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참여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 사람은 그 말에도 화를 냈다.

그 말도 그냥 들어주었다.


내가 성인군자라 그런 건 아니다.

오늘 내 컨디션이 좋고, 최근에 나는 온몸에 힘이 빠졌다.

누구한테 성질을 부릴 힘조차 없다.

그리고 나도 가끔 분노에 차서 내뿜을 때가 있었지 않은가.

그때 그걸 본 다른 사람은 어땠을까.


한참 전화 통화를 하고 끊었다.

바로 문자메시지가 왔다.


구구절절 차분히 설명해 줘서 고맙다고.


그냥 이번건은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에게 분노했던 전적이 있기에

오늘은 하나 지운 기분이다.


가끔 누군가의 감정쓰레기통이 되는 건

결국 나를 위한 길 같다.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분노하는 일이 줄어야 하는데

정말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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