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새벽에 딸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여 공항으로 데려다줬다.
공항 근처에 왔는데 딸이
“아빠 저기 불났나 봐”
“에이 해 뜨는 거잖아”
“어? 서울에서 이렇게 붉지 않았는데”
딸을 내려주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딸이 한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서해에서 보는 해돋이 어떨까?‘
엉뚱한 생각이 발동하여 급히 유턴을 하고
만만한 을왕리로 향했다.
딸이 신기해하는 해돋이를 가까이서 감상해 볼 생각으로~
을왕리 새벽은 야구장처럼 불이 환하게 비췄다.
선책 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새벽인데 몇 쌍이 해변을 거닐고 있다.
딸은 이십 대를 호대게 통과하는 중이다.
그중 누구한테 거절당하는 아픔이 제일 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친한 친구에서 등등.
살다 보면 체념이 되지만 젊은 때는 그게 꼭
세상이 끝나는 것 같은 죽을 맛이다.
감싸주고 알아줄 사람은 가족밖에 없는데
가족도 마음에 안 드나 보다.
그러거나 말거나 부모는 한결같이 딸 편인데
박자를 척척 못 맞추나 보다. ㅠㅠ
어릴 적 받은 귀여운 짓으로
평생 부모는 다 받았다고 생각하고
줄 생각만 해야 하는데…
생각할수록 짠하기만 하다.
역시나 서해에서 일출은 없었다.
산 꼭대기가 벌거 지는가 싶더니 밝아지며
다 똑같은 잿빛이 되었다.
비록 서울 가는 길은 차가 막혀
고생이겠지만, 잠깐이라도 딸 생각을 더할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다.